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1983년생. 한국 나이 43세의 '노장'이지만, 최형우(KIA 타이거즈)의 전성기는 여전히 계속되는 느낌이다. 이대로면 다가오는 오프시즌 'FA 최대어'도 그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최형우는 지난 27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1홈런) 2득점 2타점으로 활약,팀의 7-5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개인 통산 2498안타를 기록 중이던 최형우는 3개의 안타를 추가, 대망의 2500안타 고지를 넘었다. 2500안타는 은퇴한 박용택(2504안타), 통산 안타 1위 손아섭(NC·2559안타)에 이은 역대 3번째 대기록이다.
2500번째 안타의 순간은 특별했다. 그는 1-2로 뒤진 5회말 2사 2루에서 역전 2점홈런을 때렸다. 직전 상황에서 도루에 성공한 뒤 부상을 당해 빠진 김도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으려는 찰나에 나온 짜릿한 홈런포였다.
또 시즌 10호 홈런으로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도 기록했다. KBO리그에서 이 기록을 달성한 건 19시즌 연속의 최정(SSG 랜더스)에 이어 최형우가 두 번째다.

최형우는 올 시즌 믿기지 않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7일 현재까지 49경기에 출전해 0.345의 타율에 10홈런 28득점 3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67 등이다.
타격과 OPS에선 리그 전체 1위, 타점 5위, 홈런 공동 6위 등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팀 내에선 공격 대부분의 지표에서 1위를 달릴 정도로 비중이 크다.
지난 시즌에도 0.280의 타율에 22홈런 109타점 등으로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그는, 한 살을 더 먹은 올해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괴력'을 뽐내고 있다.
특히 올 시즌 KIA의 팀 사정을 들여다보면 그의 가치는 더 높게 매겨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 KIA는 올 시즌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현재 나성범과 김선빈, 패트릭 위즈덤 등이 부상으로 빠져 있고 27일 경기에선 지난해 최우수선수(MVP) 김도영이 다시 부상을 당했다.
이런 가운데 팀 내 최고참 최형우는 단 2경기에만 결장하면서도 리그 최상급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KIA가 그나마 5할에 근접한 승률로 버틸 수 있는 건 최형우의 존재가 결정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 20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만큼, 그의 행적 하나하나는 기록으로 쌓여가고 있다.
최형우는 현재 통산 타점(1687개), 2루타(529개)에선 역대 1위에 올라있고, 통산 안타(2501개)는 3위, 통산 홈런(405개)과 득점(1319개)은 4위다. 리그 MVP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지만 꾸준히 최상급 활약을 이어온 결과물이다.
나이를 잊은 활약이 계속되면서 '3번째 FA'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형우는 2016시즌이 끝난 뒤 역대 최초 '100억 원 시대'(4년 100억 원)를 열며 삼성에서 KIA로 이적했고, 2020시즌이 끝난 뒤엔 3년 총액 47억 원에 KIA에 잔류했다.
이후 지난해 1월 비FA 다년계약으로 1+1년 22억 원에 사인했고, 이 계약이 올 시즌 종료 후 끝난다.
최형우는 '은퇴 시점'을 이야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은퇴를 가늠할 지표는 '나이'가 아닌 '기량'이라는 생각에서다. 이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면, 최형우는 올 시즌 종료 후 'FA 최대어'로 또 한 번의 '대박 계약'을 터뜨릴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