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폭스사.(출처: Unknown author, 흑백사진(1933),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35년 5월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영화 스튜디오 20세기 폭스사가 설립됐다.

20세기 폭스는 당시 재정적 어려움을 겪던 '폭스 필름'과 역시 독립 스튜디오였던' 20세기 픽처스'의 극적인 합병을 통해 탄생했다. 이 합병은 단순한 기업 결합을 넘어,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의 지형을 재편하고 훗날 영화 산업의 황금기를 이끄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설립 초기 20세기 폭스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제작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아역 스타 셜리 템플 주연의 뮤지컬 영화들은 스튜디오의 재정적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존 포드 감독의 사실주의 영화인 '분노의 포도'와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는 작품성과 흥행성에서 동시에 성공을 거뒀다.

20세기 폭스는 기술 혁신에도 앞장섰다. 1950년대 초 텔레비전의 등장으로 영화 관객이 감소하자, 와이드스크린 시네마스코프를 개발하고 1953년 영화 '성의'를 통해 이를 처음 선보였다. 이는 영화 관람 경험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며 다른 스튜디오들의 와이드스크린 도입을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

이 밖에도 20세기 폭스는 뮤지컬, 드라마, 서부극, SF, 시대극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제작하며 각 장르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사운드 오브 뮤직'과 같은 뮤지컬 영화들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행성탈출' 시리즈는 SF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후에도 '스타워즈', '에일리언', '나 홀로 집에', '타이태닉', '아바타' 등 수많은 초대형 흥행작을 배출했다.


20세기 폭스는 수십 년간 할리우드에서 군림하며 셀 수 없이 많은 명작을 탄생시켰고, 기술적, 예술적, 산업적 측면에서 미국 영화사의 흐름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20년 월트 디즈니 컴퍼니에 인수되어 '20세기 스튜디오'로 사명이 변경됐지만 그 유산과 영향은 여전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