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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이재명 당선인은 '국민 통합'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수행해야한다. 보수와 진보, 남성과 여성, 영남과 호남, 젊은세대와 기성세대 등 다양한 진영 사이에서 서로를 향한 적대와 혐오로 극명하게 갈라진 여론을 하나로 통합하고 분열과 갈등을 넘어 '화합의 정치'로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야한다.
이재명 당선인은 대통령의 제1 사명으로 '국민 통합'을 꼽은 바 있다. 21대 대선 공식 유세 첫날인 지난 5월12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지지자들 앞에 선 이 당선인은 "이제부터 진보의 문제, 보수의 문제란 없고 오로지 대한민국의 문제, 국민의 문제만이 있을 뿐"이라며 "더 낮은 자세로 대통령의 제1 사명인 국민통합의 확실하게 앞장서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우리 앞에 놓인 지상 과제는 무너진 민생과 민주주의, 평화를 회복하고 파괴된 경제를 되살리는 것"이라며 "더 이상 과거에 사로잡혀서 이념과 사상, 진영에 얽매여 갈등할 시간도 여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 당선인은 상징적인 의미로 파란 바탕에 빨간 삼각형이 삽입된 점퍼와 파란색과 빨간색이 조화된 운동화를 착용했다. 진영 가르기를 타파하고 분열된 여론을 하나로 통합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복장이다.
대선 레이스 기간 이 당선인이 보여준 행보에도 국민 통합의 의지가 묻어난다. 그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곧바로 당 지도부와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모두 참배했다. 이 후보는 당초 일정에 없던 포스코 초대 회장이자 제32대 국무총리를 지낸 고(故) 박태준 전 총리의 묘역에도 방문했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는 그 동안 민주당 내에서 항상 논쟁거리였다. 이 당선인이 그럼에도 두 대통령의 묘역을 찾은 것은 진영을 가르지 않고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참배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저도 한때 그랬지만 돌아가신 분들을 놓고 현실적 정쟁에 빠졌던 때가 있던 것 같다"며 "망인들의 평가는 역사가들 그리고 시민사회에 맡겨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경제, 안보, 안전 등 모든 문제에 있어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의 힘을 최대한 하나로 모아야 한다"며 "소위 말하는 통합의 필요성과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라는 생각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후로도 이 당선인은 유세 과정에서 꾸준히 국민통합을 강조해왔다. 사전 투표를 전날에는 "독한 언어로 획책하는 분열의 정치, 이제 멈춰야 한다. 끝없는 편 가르기와 갈등으로 서로 대립하는 건 낡디 낡은 구태 정치로 여기에 미래는 없다"며 "불이익과 특혜로 가르고 나누는, 편가르기 없는 정치, 갈등·혐오하는 반통령이 아니라 통합하고 화합하는 모두의 대통령이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반쪽만 바라보고 경쟁이 아닌 전쟁을 하며 반대쪽을 억누르기만 하는 반통령이 아니라 크게 통합하는 대통령이 절실하다"며 "더딜지라도 한 걸음씩, 묵묵히, 진짜 대한민국으로 가는 정도(正道)를 걷겠다"고 강조했다.
대선 본투표일을 하루 앞둔 지난 2일에는 경기 성남시 성남주민교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통합과 관련한 질문에 "당선되면 저를 지지하는 국민에 의지해 다른 쪽 국민을 탄압하거나 소외되지 않게 할 것"이라며 "지지했다는 이유로 특혜를 주거나 편애하거나, 지지자와 비지지자를 구별해서 증오·혐오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국민과의 직접 소통 기회는 많이 늘릴수록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국민 속에서 호흡하지 않으면 질식할 수밖에 없는 특이한, 색다른 정치 존재라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국민과 계속 소통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