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부주장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도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이라크와 원정 경기 선발 출전 명단에 손흥민과 김민재의 이름이 모두 없을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이 지난해 여름 부임 후 손흥민과 김민재 없이 베스트11을 꾸린 적은 없었다. 그러지 않아도 까다로운 경기인데, 묘책이 필요하다.
대표팀은 6일 오전 3시 15분(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B조에서 4승4무(승점 16)를 기록, 2위 요르단(승점 13)과 3위 이라크(승점 12)를 따돌리고 선두에 올라 있다. 이라크전에서 무승부로 승점 1점만 추가해도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직행 티켓을 따낼 수 있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지만, 이라크전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35년 만에 열리는 이라크 원정은 현지 무더위와 6만명이 넘는 일방적 홈 관중 등 어려움이 있다.

한국 대표팀 전력에도 공백이 있다. 우선 부주장 김민재가 아킬레스건 부상 여파로 이번 소집에서 아예 제외됐다.
김민재는 수비진의 전술적 핵일 뿐아니라 후방에서 팀 전체를 이끄는 리더라 빈 자리가 꽤 크다.
주장 손흥민도 선발 출전 가능성이 낮다. 손흥민 역시 발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 교체 출전했지만 아직 정상 컨디션은 아니다.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라이턴전에는 결장한 바 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라크 출국에 앞서 "우리에겐 (10일 쿠웨이트전까지) 두 경기가 있다. 손흥민을 무리시키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만약 손흥민까지 이라크전 선발 출전 명단에서 제외된다면, 홍명보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손흥민과 김민재가 베스트11에서 빠지게 된다.
손흥민은 홍명보호 체제에서 치른 8경기 중 지난해 10월 요르단·이라크전 2경기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졌다. 당시 김민재가 대신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었다. 이후 올해 3월 오만·요르단전에서는 김민재가 부상으로 제외, 손흥민이 팀 전체 에너지를 더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두 선수가 동시에 빠지는 낯선 상황이라면 어려운 때 분위기를 바꾸고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할 또 다른 리더가 필요하다.
우선 '베테랑' 이재성(마인츠)의 어깨가 무겁다. '언성 히어로' 이재성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건 물론, 화려하지는 않아도 묵묵히 팀 전체에 안정감을 주는 존재다. 경기 전후 동료들에게 맞춤형 조언도 아끼지 않는 선배다.
이라크가 6만5000석을 흰 유니폼을 물들일 만큼 '홈 극강'의 분위기를 만들텐데, 홍명보 감독은 "이재성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재성의 경험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필드 플레이어 최고참인 센터백 권경원(코르파칸클럽)의 역할도 더 커진다. 권경원은 김민재의 포지션 공백을 메우는 건 물론, 후방에서 전체적인 리딩도 책임져야 한다.
'미래의 주장'으로 불리는 미드필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게도 더 많은 임무가 주어질 전망이다.
출전만으로 게임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이강인은 2019년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쓸 당시에 가장 어렸음에도 '막내형'이라는 리더십을 발휘, 팀 전체를 통솔하고 지휘했던 바 있다.
이강인은 주장과 부주장이 모두 빠진 대표팀에서 새롭게 팀 중심을 잡아줄 에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