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이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5.6.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허슬두'의 의미를 모르면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을 자격이 없다."

조성환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이 부임 첫날 선수들에게 전한 메시지다. '허슬두'는 스포츠 경기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의 '허슬(Hustle)'과 두산의 첫 글자 '두(Doo)'의 합성어다.


조 감독대행의 작심 발언은 두산을 강팀으로 만든 허슬 플레이가 실종된 현 상황을 지적하면서 선수들의 각성을 바라는 마음에서 나왔다.

조 대행은 지난 3일부터 두산 지휘봉을 잡았다. 전임 감독이었던 이승엽 전 감독이 2일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면서 퀄리티컨트롤 코치였던 조 감독대행이 선수단을 이끌게 됐다.

조 대행은 어수선한 선수단 분위기부터 다잡았다. 선수단과 미팅을 진행했고, 포기하지 않는 끈끈하고 과감한 플레이를 주문했다. 고참 선수들에게는 팀 분위기를 흐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엔트리 변동을 통한 '확실한 메시지'도 전달했다.

3일 경기를 앞두고 양석환, 강승호, 조수행 등 주전 선수들을 2군으로 내리고 그간 1군에서 기회를 받지 못한 김민혁, 김동준, 이선우를 1군에 올렸다.

조성환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이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코칭스테프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6.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아무리 부진하다고 해도 주축 선수들을 대거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건 쉽지 않다. 더군다나 리그 9위인 두산은 1승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조 대행은 과감히 결단을 내렸다. 주전 선수들에게 좀 더 책임감과 경각심을 갖고 경기에 임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1군 경기에 뛸 준비가 완벽히 됐다는 판단이 서야만 콜업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도 나타냈다.

1군에 올라온 선수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된다. 이들이 1군에서 눈도장을 찍어 새바람을 불러일으키면 주전 선수들에게는 자극제가, 백업 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된다. 그리고 이는 곧 뎁스 강화로 이어진다.

'패배 의식'에 사로잡힌 두산에 필요한 선순환이다. 조 대행은 "시즌이 아직 많이 남아 있고, 정상화할 일이 있으면 그 일을 하는 게 우리의 책임이라고 생각해 용기를 냈다"고 설명했다.

조성환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이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초 선발 곽빈의 투구를 지켜보고 있다. 2025.6.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조 대행의 '충격 요법'은 결실을 보지 못했다. 두산은 3일 KIA 타이거즈에 3-11로 대패했다. 선발 복귀전을 치른 곽빈이 3이닝 만에 조기강판되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 젊은 타자들로 꾸려진 타선도 7안타 3득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달라진 모습이 보여야 한다. 감독은 말로, 또 엔트리 변화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제 선수들이 응답할 차례다. 무기력한 패배가 아닌, 끈끈하고 포기하지 않는 플레이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그렇게 승리를 쌓다 보면 패배 의식을 떨쳐내고 반등할 수 있다.

조 대행은 "선수가 포기하지 않으면 팬들도 포기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두산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