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서 패배한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이재명 정부 인사에 대해 각을 세웠다. 사진은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절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이재명 정부를 향해 각을 세웠다.

5일 뉴시스에 따르면 김 전 후보는 지난 4일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했다. 해단식에 참석한 김 전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식을 보며 제가 큰 역사적 죄를 지었다고 생각했다. 제 부족함으로 패배를 안겨드린 점을 용서해달라"며 사죄의 큰 절을 올렸다.


김 전 후보는 "국민들 대부분이 원하지 않던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 취임하는 것을 보면서 왜 이렇게 됐을까 생각을 해봤다"며 "우리 당이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신념, 투철한 사명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것이 바로 계엄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일로 나타났다"며 "우리 당이 계엄 했던 대통령을 뽑았고 우리 대통령의 뜻이 당에 많이 일방적으로 관철된 것에 대해서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 전 후보는 "앞으로 절대 이런 식의 계엄은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그냥 말릴 수 없었던 또 제어하는 힘이 내부에 없었던 점에 대해서 매우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내 민주주의가 무너졌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당 대표로 뽑느냐 또는 누구를 공직 후보자로 뽑느냐는 민주주의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척동자가 보더라도 말이 안 되는 방식으로 뽑지 않았느냐"며 "지금 민주주의가 숨을 못 쉬는 정당이다. 깊은 성찰과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전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인사에 대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외교·안보와 관련해서도 우리가 확고한 우위를 주지 못하고 있다"며 "이종석 같은 사람은 '북한을 내재적 접근방식으로 봐야 한다'는데 국정원장을 하는 게 맞느냐"고 꼬집었다. 아울러 "김민석 국무총리 지명자(후보자)도 마찬가지"라며 "이 사람이 과연 대한민국을 어디로 가져갈지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끝으로 김 전 후보는 "비록 우리가 패했지만 국민의힘이 있기 때문에 정치, 경제, 민생의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김 전 후보가 계속해서 당권 도전 등으로 정치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