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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은 우진엔텍에 대해 국내 원전 설비 확대로 정비 수요가 증가하고, 원전 해체 시장 개화를 맞아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원자력 정비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과 더불어 해체 분야 진출 가능성까지 확보하면서 중장기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우진엔텍의 상장 대표주관사로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은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11일 "2038년까지 국내 원전 설비용량이 현재보다 8GW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고리1호기·월성1호기 해체 승인도 임박했다"며 "정비와 해체라는 두 시장에서 동시에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구조"라고 밝혔다.
우진엔텍은 지난 2013년 설립된 원자력과 화력발전소의 계측제어설비 전문 업체다. 2025년 1분기 기준원자력 정비 매출이 전체의 54.5%, 화력발전소 정비가 45.5%를 차지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지분 41.0%를 보유한 우진이다.
정 연구원은 "2025년 4월 기준 국내 원전 설비용량은 26.05GW(총 26기)지만, 현재 건설 중인 새울 3·4호기, 신한울 3·4호기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신규 2기를 포함하면 2037~38년엔 34.5GW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장기적인 정비 수요도 지속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정비뿐만 아니라 원전 해체 시장의 본격 개화도 우진엔텍에게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영구정지 상태인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2026년 사이에 해체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연구원은 "해체 시장은 초기 단계지만,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업체에게 선점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며 "우진엔텍은 기존 정비 사업에서 확보한 현장 경험과 시스템 이해도를 바탕으로 해체 사업 진입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단기 실적은 아쉬운 수준이다. 우진엔텍의 2025년 1분기 매출은 87억4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 영업이익은 1억9000만원으로 84.9% 급감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4억3000만원으로 63.1% 줄었다.
이는 원전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정비 물량이 줄어든 데다 인건비와 외주비 등 고정비 부담이 유지된 영향이다. 영업이익률(OPM)은 2.2%로 전년 대비 10.1%포인트 하락했다. 수주잔고도 4분기 말 456억6000만원에서 1분기 말 437억2000만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석탄화력 정비 사업은 정부의 탈석탄 정책 기조에 따라 장기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구체화되면서 원전 관련 방향성에 변화가 생길 경우, 정비 및 해체 수요 예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국내 에너지정책의 변동성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원전 정비 및 해체 수요 확대라는 구조적 흐름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우진엔텍은 두 시장 모두에서 포지셔닝 가능한 기업"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