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반기에만 3조3550억원의 수주를 올리며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다음주 열리는 바이오USA에서 추가 수주 빅딜 성사가 기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2025년 신규 수주계약 현황. /인포그래픽=김은옥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들어 다섯 번째 수주 계약을 체결하며 상반기에만 3조3550억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주액의 절반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다음주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행사인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 참가해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나설 예정으로, 연내 추가 수주 계약 성사에도 기대가 모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 유럽 소재 제약사와 1025억원 규모의 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계약 규모는 지난해 매출(4조5473억원)의 2.25%에 해당한다. 경영상 비밀유지 사유로 구체적인 계약 상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계약은 올해 다섯 번째 신규 수주로 지난 1월 2조747억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4월 7373억원, 5월에는 두건에 걸쳐 총 4405억원 규모의 계약을 잇달아 확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 상반기 누적 신규 수주액은 3조3550억원이다. 지난해 전체 수주액의 62.1%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수주액은 ▲2022년 1조7835억원 ▲2023년 3조5009억원 ▲지난해 5조4035억원 등으로 매년 최대 수주 규모를 경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연간 6조원 돌파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 최대 CAPA 앞세워 글로벌 고객사 '정조준'

사진은 바이오 USA2025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 이미지.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고객사 확보를 노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6일(현지시각)부터 19일까지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바이오USA에 참가한다. 167㎡ 규모의 단독 부스를 마련해 업계 관계자들에게 생산능력(CAPA)과 신규 서비스 등을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5공장(18만리터) 가동을 시작하며 총 생산능력을 78만4000리터로 확대했다. 이는 단일 기업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올해부터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꼽히는 다중특이적 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CDMO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신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도 마쳤다. 인공지능(AI) 기반 공정 운영 등 디지털 전환 전략도 소개할 계획이다.


바이오USA는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 관계자 약 2만명이 참여하는 대형 비즈니스 행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해당 행사에서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와 역대 단일 계약 기준 최대 규모의 수주를 성사시킨 바 있다. 올해는 경쟁사인 중국 우시바이오가 불참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그 공백을 메우며 우시바이오의 기존 고객사를 확보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APA 확대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앞세운 만큼 글로벌 빅파마와의 추가 계약 성사에도 기대가 모인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상위 제약사 20곳 중 17곳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지난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시작으로 3월에 디캣 위크, 5월에 PEGS 보스턴, 이달 바이오 USA 등 주요 국제 행사에 연달아 참가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명확히 분리된 CDMO 사업을 중심으로 생산 CAPA, 포트폴리오, 지역 등 세 축에서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제2바이오캠퍼스(5~8공장)를 통한 글로벌 생산 경쟁력 강화와 함께 기존 단일항체 위주의 CDMO에서 차세대 모달리티와 프리필드 시린지(PFS) 등으로 역량을 넓히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