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리 킬리안의 대표작 중 하나인 '잊힌 땅'(국립발레단 제공)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현대 발레의 거장' 이어리 킬리안의 주요 작품들이 한 무대에서 공연된다.

국립발레단은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킬리안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지난 4월 새롭게 문을 연 GS아트센터의 개관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체코 출신 천재 안무가 이어리 킬리안의 대표작 세 편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다.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잊힌 땅(FORGOTTEN LAND)', '여섯 개의 춤(SECHS TÄNZE)', 그리고 국내 초연되는 '추락하는 천사(FALLING ANGELS)다.

'잊힌 땅'은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그림 '생명의 춤'에서 영감을 받아 안무한 작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작곡된 벤자민 브리튼의 '진혼 교향곡'에 맞춰 구성되며,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과 강렬한 무용수의 움직임이 어우러진다.

'추락하는 천사'는 스티브 라이히의 미니멀리즘 음악에 맞춰 8명의 여성 무용수가 쉼 없이 펼치는 군무로 구성된다. 강렬한 타악기 리듬 위에 당당함과 불안함, 열등감, 유머, 취약함 등 복합적인 감정의 흐름을 안무로 표현된다.


'여섯 개의 춤'은 모차르트의 '6개의 독일 무곡'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짧고 익살스러운 여섯 개의 장면을 통해 인간의 이중성과 시대의 아이러니를 해학적으로 풀어낸다. 흰색 분장, 우스꽝스러운 가발, 과장된 몸짓과 예기치 못한 연출이 관객에게 웃음을 주면서도 철학적 성찰의 여지를 남긴다.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킬리안 프로젝트'는 현대 발레의 매력을 국내 관객에게 전달하는 무대인 동시에, 국립발레단이 지닌 레퍼토리의 깊이를 선보이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각기 다른 색채를 지닌 세 작품을 통해 관객들은 자신의 감정과 존재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국립발레단 '킬리안 프로젝트' 포스터(국립발레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