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17일(한국시간)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663일 만에 투타 겸업에 나섰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투수로 경기에 나선 오타니는 홈팬들 앞에서 투수와 타자 양쪽에서 모두 기량을 마음껏 펼쳐 보였다.

오타니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투수 겸 1번타자로 경기에 나섰다.


메이저리그에서 '투타 겸업'을 하는 오타니는 LA 에인절스 시절이던 2023년 9월 오른쪽 척골 측부 인대 수술을 받았다. 시즌이 끝난 뒤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의 천문학적인 금액에 계약한 오타니는 계약 첫해인 지난 시즌엔 타자로만 뛰었다.

이후 올 시즌 투수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린 오타니는 3차례 라이브 피칭을 했고, 이날은 4번째 라이브 피칭 대신 선발투수로 실전 경기에 나섰다.

이날 오타니의 투수 등판은 2023년 8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663일 만이었고, 다저스 소속으로 치르는 '투수 데뷔전'이었다.


홈팬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첫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견수 방면 안타를 맞았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 AFP=뉴스1

이어진 루이스 아라에스와의 승부에선 폭투를 범한 뒤 또다시 안타를 맞아 무사 1,3루에 몰렸다.

오타니는 흔들리지 않았다. 다음 타자 매니 마차도에게 풀카운트에서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고,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와 실점했다.

이어 개빈 시츠를 2루 땅볼, 잰더 보가츠를 3루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2회가 시작될 땐 앤서니 반다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예정대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오타니는 28구를 던져 16개를 스트라이크로 꽂아넜었다. 대부분의 공이 시속 150㎞ 중반대를 기록했으며, 최고 구속은 아라에스를 상대로 던진 100.2마일(약 161.2㎞)이었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 AFP=뉴스1

투수로 임무를 마친 오타니는 타자로는 5타석 4타수 2안타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시즌 타율은 0.300에 복귀했다.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오타니는 3회말 2사 2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 동점 타점을 기록했다. 자신의 패전을 지워내는 적시타였다.

오타니는 3-2로 역전한 4회말엔 1사 1,2루에서 깨끗한 우전 적시타로 다시 타점을 올렸다.

다저스는 이 득점을 포함해 4회말에만 대거 5점을 올려 6-2로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오타니는 6회말엔 삼진을 당했고, 8회말 마지막 타석에선 볼넷을 골라 3출루를 완성했다.

다저스는 오타니를 시작으로 7명의 투수를 투입한 끝에 6-3으로 승리했다. 다저스의 김혜성(26)은 이틀 연속 벤치를 지켰다.

3연승의 다저스는 44승29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유지했다.

샌디에이고는 39승32패로 같은 지구 3위를 마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