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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가 경영 효율화를 내세워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노조는 사실상 구조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업계 전반의 위기 상황에서 노사 모두 생존 전략을 고심하는 가운데 조직개편을 둘러싼 긴장감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4그룹20본부81팀' 체계에서 '4그룹20본부58부' 체계로 재정비했다. 팀별 핵심 기능을 '부'를 중심으로 통폐합해 업무 효율화를 도모하고 책임과 권한을 함께 부여해 조직 내 성과주의 문화를 확산하겠단 이유에서다.
'페이먼트 R&D팀'과 영업 전략을 총괄하는 '영업기획팀'은 '영업기획부'로, '고객마케팅팀'과 '미래고객팀'은 '고객마케팅부'로 축소됐다. 이외 '상품R&D팀'과 '체크선불팀'을 '상품R&D부'로 통합하며 조직의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운영 구조를 재정비했다.
파트 조직 역시 기존 36개에서 12개로 개편했다. CRM센터, 금융센터 등을 본사 모(母)조직의 직접 관리 체계로 일괄 전환했다. 이번 조직 개정비로 팀장급 자리는 28%가량 줄어든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의사결정 단계를 단순화하고 리더십을 집중해 대내외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산성 격차에 뼈아픈 '1위 탈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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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직 손질은 자원 중복을 줄이고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 차원이지만 인건비 절감과 시장 대응력 강화를 위한 '몸집 줄이기' 성격이 짙다.
앞서 신한카드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인상률 3.3%(기여율 0.5% 포함)에 합의했다. 중식대 지원 등을 감안하면 실질 인상률은 4.5% 수준에 달한다. 높아진 인건비 부담을 감안할 때 조직 개편과 인건비 절감 압박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572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10년 만에 삼성카드(6646억원)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올 1분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6.7% 줄어든 1357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1위 탈환에 실패했다.
신한카드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실적 부진을 타개하고 그동안 효율성 저하의 원인으로 꼽혀온 '역피라미드형' 고위직 중심 인력 구조를 탈피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노조는 반발 중이다. 이번 조직개편이 희망퇴직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는 주장이다. 신한카드는 오늘부터 지난해 말에 이어 6개월 만에 다시 희망퇴직을 추진한다. 대상은 1968년부터 1979년생 직원으로, 퇴직 직원에게는 월 평균 임금 기준 최대 30개월치 특별퇴직금이 지급된다.
노조는 이번 조직개편을 고용 안정성 침해로 규정하며 강경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 11일 서울 을지로 본사 로비에서 '조직개편 저지를 위한 투쟁선포대회'를 열고 조직개편 방침에 대한 투쟁계획을 밝혔다.
노조 측은 "사측은 수차례 협의 과정에서 과도한 조직개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기만이었다"며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조직개편안은 본사 조직의 30%에 달하는 대규모 축소와 인력 이동을 포함하고 있으며 단순한 효율화 수준을 넘어선 조합의 존립 기반을 정면으로 흔든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이 조합의 요구를 외면하며 일방적 조직축소를 강행할 경우 어떠한 타협도 없이 총력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