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김건희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인지한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을 대량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투표를 위해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 제3투표소를 찾은 모습. /사진=뉴스1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재수사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인지한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을 다량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고검 형사부(부장검사 차순길)는 최근 김 여사의 육성 파일 수백개를 확보했다. 해당 파일은 도이치모터스 주식에 대한 1·2차 작전이 이뤄졌던 2009년 전후로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과 통화한 녹취다. 여기엔 김 여사가 자신의 계좌가 주가 조작에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파일 일부에는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과 통화하며 '블랙펄에 계좌를 맡기고 (수익이 나면) 40%의 수익을 주기로 했다', '계좌 관리자 측이 수익금 배분을 과도하게 요구한다' 등 취지로 말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뒷받침할 새로운 증거가 될 수 있는 셈이다.

김 여사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공모해 2010년 1월~2011년 3월 증권계좌 6개를 위탁하거나 요청에 따라 매매하는 등 전주 역할로 시세조종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4년 반 동안 김 여사의 주가조작 가담·방조 의혹을 수사했으나 지난해 10월 불기소 처분했다. 당시 검찰은 김 여사 계좌가 일부 동원된 것은 맞지만 김 여사가 시세 조종을 인지하거나 가담했다고 볼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헌법재판소는 부실 수사를 이유로 탄핵 소추된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사건을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으나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적절히 수사했거나 수사를 지휘·감독했는지 다소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서울고검은 지난 4월25일 김 여사와 관련한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다시 수사하기로 결정했다.


재수사팀은 지난 16일 김 여사 측에 늦어도 다음 주까지 서울고검에 출석해 조사받으라는 출석요구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여사는 우울증 등 증상으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