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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고부가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를 앞세워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다. AI 서버, 전기차, 자율주행,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등 고전력 첨단산업의 성장세를 발판 삼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14일 삼성전기 학습회 'SEMinar'를 통해 AI 서버·전장용 제품 중심으로의 전환을 가속한다고 발표했다. 핵심 사업인 MLCC의 역할이 기존 IT시장에서 미래 산업으로 확장되는 만큼 AI 서버 및 전장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AI 서버·전장용 MLCC 시장은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AI 기술이 고도화되고 데이터 처리량이 늘어날수록 MLCC 사용량도 함께 증가해서다. 전기차 한 대에는 약 2~3만개의 MLCC, 최신 AI 서버에는 일반 서버 대비 약 10배 이상의 MLCC가 탑재된다.
이민곤 삼성전기 MLCC 개발팀 상무는 "AI 기술 확산으로 서버 및 서버용 파워향 수요가 증가하면서 2030년까지 산업용 MLCC는 매년 6%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장 MLCC의 경우는 전기차와 ADAS 적용이 확대되면서 같은 기간 매해 11%씩 빠른 확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많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만큼 기술 고도화도 함께 요구된다. 특히 AI 서버용 MLCC는 기존 서버 대비 높은 연산 성능과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필요해 105 ℃ 이상의 고온과 100V 이상의 높은 정격 전압, 2mm의 강한 휨 강도 등 가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돼야 한다. 전력 소비량이 일반 서버의 5~10배 이상 많아 더 많은 양의 MLCC가 요구되지만, GPU 가까이 부착돼는 실장 면적이 제한적이라 소형·초고용량 조건도 충족돼야 한다.
삼성전기는 소재 기술 및 공정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초소형 ▲초고용량 ▲고온 ▲고압 등을 보증하는 AI 서버용 제품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상무는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약 40%의 점유율을 확보해 글로벌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며 "MLCC 연구개발(R&D) 리소스의 약 70%를 고부가 제품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장용 MLCC 역시 사람의 생명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어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내구성이 중요하다. 125 ℃ 이상의 고온과 -55℃의 저온 환경, 휨 강도 등 충격이 전달되는 상황, 85%의 높은 습도 등 극한 환경에서도 장시간 안정적인 작동이 요구된다.
실제로 IT 제품용 MLCC 대비 개발 기간이 약 3배 정도 길게 소요되며, 가격도 3배 이상 비싸다. 자동차 전자부품 신뢰성 시험 규격인 AEC-Q200 인증을 취득해야 하는 등 제조기준이 까다롭고, 각 거래선별 검증 과정도 매우 엄격하다.
삼성전기는 2021년 ADAS용 MLCC 2종을 개발, 이듬해 자동차 파워트레인용 MLCC 13종을 개발하며 시장을 선도해왔다. 지난해에는 16V급 세계 최고 용량의 ADAS용 MLCC 2종과 2000V 고전압에도 견딜 수 있는 전기차용 MLCC를 선보이고, 올해는 라이다용 MLCC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상무는 "삼성전기는 MLCC 핵심 재료인 세라믹 분말(파우더)을 더 작고 균일하게 제조하는 기술 등 고부가 MLCC 개발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서버와 전장 시장 역량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