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국제외교의 거목 헨리 키신저, 구글 전 CEO 에릭 슈밋, 마이크로소프트 전 CTO 크레이그 먼디. 세계적 전략가 3명이 AI 시대의 미래를 통찰했다.
신간 '새로운 질서'는 전작 'AI 이후의 세계'의 후속작이며 AI가 인간 사회 전반에 끼치는 영향과 위협을 포괄적으로 분석해 인류가 생존하고 존엄을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한다.
2023년 타계한 키신저 박사의 유작이기도 한 이 책은 AI 기술이 정보·안보·정치·과학·인간 정체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몰고 올 근본적인 변화를 다룬다.
특히 기술적 가능성과 철학적 고민을 동시에 담아낸 이 책은 단순한 기술서가 아닌 인류 문명의 새로운 방향을 설계하는 전략 보고서다.
공저자들은 AI의 발전이 인간 존재의 본질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초지능이 등장하면 기존의 정치적 견제 장치는 무력화되고, 이를 개발한 극소수의 세력만이 패권을 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동시에 AI가 인간보다 빠르게 학습하고 판단하며, 사회 전반의 권력을 집중시키는 도구가 될 위험성도 강조한다.
책은 AI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나타날 여러 시나리오를 경고한다. 먼저, AI 초강국과 기술 종속국 간의 불균형이다. 범죄 조직의 AI 활용과 자유의지 침해, 수동적 소비자로 전락하는 인간 등도 주요하게 다룬다.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닌 '행위자'가 되는 상황에서, 인간은 어떤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공저자들은 '인류란 무엇인가'를 재정의해야 한다고 답한다.
이들은 인간의 취약성, 창의성, 자유의지, 생명력 등을 바탕으로 AI와 구분되는 인간 고유의 가치를 제시하며, 이것이야말로 AI 시대의 새로운 기준이자 질서라고 강조한다.
또한 전쟁과 안보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통찰도 담았다. 데이터센터를 타격 목표로 삼는 AI 기반 전쟁, 기계 대 기계의 전투가 벌어지는 새로운 전쟁 양상은 인간 병사의 용맹함이나 애국심이 더는 작동하지 않는 현실을 예고한다.
신간 '새로운 질서'는 AI 기술의 정점과 인간의 존엄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과정이 담겼다. 현실정치, 기술, 철학이 맞닿는 이 교차점에서 키신저와 공동 저자들이 제시하는 전략은 AI 이후의 세상을 준비하는 데 나침반이 될 것이다.
△ 새로운 질서: AI 이후의 생존 전략/ 헨리 A. 키신저·에릭 슈밋·크레이그 먼디 씀/ 이현 옮김/ 윌북/ 19,8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