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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한 고등학교에 입학한 60대 남성 때문에 학생, 교사, 교육청 관계자들이 고충을 겪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30일 JTBC '사건반장'은 지난 3월 경남의 한 고등학교에 60대 남성 A씨가 입학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대학까지 졸업했지만, 고등학교 1학년으로 입학했다. '중학교 졸업자는 누구나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는 법적 기준에 따라 입학을 막을 순 없었다.
입학 초기 A씨는 1학년 전체 학생대표 선거에 출마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시점부터 학생들과의 갈등도 본격화됐다. 재학생 익명 설문에는 A씨가 학생들에게 자신을 '망고 오빠'로 부르게 하고, 자작곡과 자작시를 돌리며 지지를 호소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여학생들 앞에서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췄고, 수업 중 교사에게 "한자로 수업하라"고 요구하거나, 급식 시간에 "밥 맛있게 먹으라"는 말을 큰 소리로 반복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학생들은 이러한 A씨 언행이 지나치고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A씨는 1학기 동안 무려 8명의 학생을 '학교폭력'으로 신고하기도 했다. 한 학생이 단체 채팅방에서 "맞춤법을 지켜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무례하다'며 신고했다. 또 과거 자신이 과외했던 학생에게 보낸 문자가 입학 후 유포됐다는 이유로 관련 학생도 학교폭력으로 신고했다. 해당 문자에는 '너 애미 내한테 보태준 거 하나도 없으면서 해코지를 계속 시도하고 있는 거 알고 있나' 등 거친 표현이 담겨 있었다.
학교 관계자는 A씨가 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창문을 열어라' '닫아라' '조용히 하라' 등 과도한 지시를 반복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자신을 '학생님'으로 표기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관계자는 "남성이 갑질로 볼 수 있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겁을 내고 남성이 오면 숨을 죽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사건반장' 측에 자신이 되려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학폭 신고는 더 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완충지대 측면이 강했다. 학생들에게 시달림을 당해도 욕설 한마디 한 적 없다. 너무 황당하고 기가 찰 때 마지막 해소 장치로 학폭 신고를 한 것"이라면서 "(학폭 신고를) 많이 한다고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학생들과의 갈등에 대해선 "월권행사 안 했다. 증거 있느냐. 여학생에게 돋보이고 싶은 비방의 무리가 말을 꾸며냈다"면서 "춤, 노래도 여학생들이 먼저 요청한 거고 '망고 오빠'라고 부르라고 강요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16쪽 분량의 답변서와 60쪽에 달하는 관련 증거 자료를 전달했다.
학교와 경남교육청 측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입장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남성은 학부모였을 때부터 자녀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학교, 교육청을 너무 힘들게 했던 전력이 있다"며 "(남성이) 지금 본인이 학생인지, 학부모인지 혼란스러운 것 같다. 학생 신분에 맞게 행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학생으로 안고 가려고 해도 상황이 이렇게 되어 참담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제보자는 "성인 학습자의 경우 입학 전 또래 학우들과 잘 지낼 수 있는 성향인지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심사 제도라도 마련되면 좋겠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