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테이와 박혜나가 7일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열린 뮤지컬 '마리 퀴리' 프레스콜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마리 퀴리'는 새로운 방사성 원소 라듐을 발견해 노벨상을 받은 여성 과학자 마리 퀴리의 삶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로 오는 10월 19일까지 공연한다. 2025.8.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마리 퀴리'는 마치 인연이 닿을 듯 말 듯, 언젠가 꼭 만나게 될 것만 같은 작품이었어요. 신기하게도, 2년의 휴식기를 거쳐 이 작품과 만나게 됐네요"
배우 박혜나(43)는 2년 만의 뮤지컬 복귀작으로 '마리 퀴리'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모든 것에는 인연과 타이밍이 있다"며 "'마리 퀴리'와의 타이밍은 지금인 것 같다"고 했다.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마리 퀴리'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박혜나를 비롯해, 김소향, 김려원, 강혜인, 이봄소리, 전민지 등 배우 10명이 참석했다.


박혜나는 '노래 잘하는 뮤지컬 배우' 하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배우로, 팬들 사이에선 '괴물 가창력', '갓혜나'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그는 출산 등의 이유로 약 2년간 무대를 떠나 있었다. 물론 지난 5월 연극 '화이트래빗 레드래빗'에 출연했지만, 뮤지컬 활동은 '마리 퀴리'로 재개했다.

박혜나 "2년의 휴식기, '카르페 디엠' 되새겨"

그는 2년의 휴식기를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은 제 존재 이유였다"며 "예전에는 무대에 설 때마다 '어떻게든 잘 해내야 해, 그래야 다음이 있어'라며 스스로를 몰아붙이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언가를 꼭 쥐고 있어야만 할 것 같았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조금은 내려놓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카르페 디엠'(현재를 즐겨라)이라는 말을 되새기게 됐다"고 했다.

박혜나가 이번 시즌 처음으로 마리 퀴리 역에 도전하는 반면, 김소향(45)은 '원조 퀴리'로 불린다. 2018년 이 작품의 제작 단계부터 참여했으며, 2020년 초연과 재연, 그리고 이번 네 번째 시즌까지 타이틀롤을 맡아서다.

김소향은 이번 시즌 복귀에 대해 "솔직히 부담감이 컸다"며 "공연장이 더 커졌고, 함께하는 후배들도 많아지면서 영감과 도움을 주는 대선배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 공연은 화려한 의상이나 무대가 나오는 작품은 아니지만, 그 어떤 것에도 뒤지지 않는 깊은 메시지와 배우들의 진심 어린 연기, 그리고 아름다운 음악이 어우러져 있다"며 "관객분들께 이 작품을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배우 김소향이 7일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열린 뮤지컬 '마리 퀴리' 프레스콜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마리 퀴리'는 새로운 방사성 원소 라듐을 발견해 노벨상을 받은 여성 과학자 마리 퀴리의 삶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로 오는 10월 19일까지 공연한다. 2025.8.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김려원 퀴리는 너드미에 귀여움이 매력"

김소향은 '마리 퀴리'가 해외 무대에서 사랑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퀴리의 인생도 나와 같은 한 인간의 삶이었구나', '한 사람으로서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꿋꿋이 나아갔구나'라는 공감이 있었기 때문에 해외 관객들이 감동한 것 같다"고 했다.

김려원(38)도 이번 시즌 처음으로 마리 퀴리 역을 맡았다. 퀴리와 닮은 점을 묻자, "저는 사실 이과와는 거리가 멀어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컸다"면서도 "(마리 퀴리와) 비슷한 점은, 학교 다닐 때 좋아하는 일엔 화장실도 참아가며 끝까지 집중했다, 그림 그리기나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다"고 말했다.

'안느 코발스카' 역의 강혜인(33)은 "려원 선배는 하나 꽂히면 깊이 파고드는 너드미"가 있다며 "귀엽고도 강단 있는 모습이 김려원이 연기하는 퀴리의 매력"이라고 했다.

뮤지컬 배우 김려원과 차윤해가 7일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열린 뮤지컬 '마리 퀴리' 프레스콜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마리 퀴리'는 새로운 방사성 원소 라듐을 발견해 노벨상을 받은 여성 과학자 마리 퀴리의 삶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로 오는 10월 19일까지 공연한다. 2025.8.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영국·폴란드·해외 관객 사로잡은 '마리 퀴리'

'마리 퀴리'는 폴란드 출신 프랑스 과학자 마리 퀴리(1867~1934)의 삶에 상상력을 더해 완성한 작품이다. 여성이자 이민자로서 겪은 고난을 딛고 당당히 세상과 마주한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조명한다. 특히 새로운 방사성 원소 라듐을 발견해 노벨상을 받은 퀴리가, 이후 그 위험성을 깨닫고 겪는 좌절과 극복의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작품은 2020년 초연 후 이듬해 열린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대상, 프로듀서상, 극본상, 작곡상, 연출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해외에서도 사랑받았다. 2022년 폴란드 바르샤바 뮤직가든스 페스티벌에 초청받았으며, 2023년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라이선스 공연이 열렸다. 또 지난해엔 한국 뮤지컬 최초로 '영국 공연의 메카'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현지 프로덕션으로 장기 공연을 올리며 케이(K)-뮤지컬의 존재감을 세계 무대에 각인시켰다.

이번 시즌에는 라듐을 발견한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퀴리' 역에는 옥주현·김소향·박혜나·김려원이 발탁됐다. 라듐시계 공장 직공 '안느 코발스카' 역엔 강혜인·이봄소리·전민지가 낙점됐다.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마리 퀴리'는 10월 19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7일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열린 뮤지컬 '마리 퀴리' 프레스콜에서 출연 배우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리 퀴리'는 새로운 방사성 원소 라듐을 발견해 노벨상을 받은 여성 과학자 마리 퀴리의 삶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로 오는 10월 19일까지 공연한다. 2025.8.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