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나가 7일 열린 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4번홀 퍼트를 하고 있다. (KLPGA 제공)

(서귀포=뉴스1) 권혁준 기자 = 윤이나(22)가 오랜만에 나선 국내 대회 첫 라운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특별히 '노보기'로 경기를 한 것이 의미 있다"며 미소 지었다.

윤이나는 7일 제주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 원)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잡아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방신실(21), 고지원(21), 박지영(29)과 동타를 이룬 윤이나는 공동 5위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공동 선두 이세희(28), 이다연(28), 한아름(21·이상 8언더파 64타)과는 3타 차.

올 시즌 도전장을 내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고전하고 있는 윤이나는 9개월 만에 출전한 국내 무대에서 첫날 활약을 펼치며 자신감을 찾은 듯 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경기가 끝난 뒤에야 알았는데, 보기 프리가 가장 큰 의미인 것 같다"면서 "언제 보기 프리를 했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LPGA투어에서도 언제나 보기 없는 라운드를 목표로 하는데, 아무래도 코스가 어렵다 보니 잘 안됐다"면서 "오늘 경기로 자신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남은 경기도 오늘처럼 한다면 큰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이나가 7일 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KLPGA 제공)

이날 서귀포시는 당초 예보대로 비가 내리진 않았지만, 매우 높은 습도와 함께 찜통 같은 더위를 보였다.

오후 12시 24분에 티오프해 가장 더운 시간에 플레이해야 했던 윤이나는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 큰 힘이 됐다는 설명이다.

윤이나는 "오랜만에 한국 팬들과 함께 경기 해 정말 좋았다"면서 "내가 웃을 땐 보통 팬들 덕분인데, 미국엔 한국보다 팬이 많지 않아 웃을 일이 많지 않았다. 오늘은 오랜만에 웃으며 경기하니 순조롭게 풀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도 오늘처럼 웃으면서 경기해 볼까 생각도 했다"며 미소 지었다.

윤이나가 7일 제주 서귀표 표선 사이프러스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 4번 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7/뉴스1

오랜만에 이뤄진 방신실, 황유민(22)과의 '장타 대결'도 흥미로웠다. 지난해까지 KLPGA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들은 여지없이 제 기량을 뽐냈고, 윤이나도 뒤지지 않았다.

윤이나는 "너무 재미있었다. 방신실, 황유민 선수가 미국에 왔던 이야기를 꺼내며 즐겁게 플레이 했다"면서 "팬들도 우리 셋 모두를 다 같이 응원해 주시며 즐거워하셨다"고 했다.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지만 아직 방심은 금물이다. 윤이나는 미국 무대에서도 1, 2라운드에서 활약한 뒤 3, 4라운드 뒷심이 부족한 모습을 보인 적이 있다.

윤이나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남은 3일도 오늘처럼만 하면 좋겠다. 특별한 전략을 가지고 임하기 보다는, 매 홀, 매 샷에 집중해 찬스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