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뉴스1) 이상철 기자 =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는 오승환(43·삼성 라이온즈)이 인천에서 은퇴 투어를 시작했다.
오승환은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첫 번째 은퇴 투어를 진행했다.
이 경기는 삼성 선수단의 올 시즌 마지막 인천 원정 경기로, 오승환이 SSG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무대가 마련됐다.
경기 전 양 팀 선수단이 더그아웃 앞에 도열한 가운데 오승환은 SSG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필드로 나왔다.
마이크를 잡은 오승환은 "갑작스럽게 은퇴를 발표했는데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SSG랜더스필드를 방문했다. SSG 팬들께 마지막 인사를 드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 SSG 구단 관계자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프로야구를 향한 응원을 많이 해주시고, 또 많이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후 SSG 주장 김광현과 삼성 주장 구자욱이 오승환에게 꽃다발을 전달했고, 양 팀 선수단이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다만 SSG가 오승환에게 전달할 은퇴 투어 선물은 추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질 삼성과 SSG 경기에서 공개된다.
삼성은 전날(6일) 오승환이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한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은퇴 발표로, SSG가 오승환의 은퇴 투어 선물을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이다.
SSG 관계자는 "오늘 행사는 부득이하게 '은퇴 기념행사'로 간소하게 진행하게 됐다"며 "은퇴 투어 선물 전달 및 관련 이벤트는 추후 편성 예정인 대구 원정 경기에서 진행하기로 삼성 구단과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2005년 프로 데뷔 후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적립한 오승환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다.
KBO리그에서 여섯 차례 세이브왕에 올랐고,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누비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아울러 태극마크를 달고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SSG 선수들도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하려는 '살아있는 전설' 오승환의 은퇴를 응원했다.
김광현은 "오승환 선배님과는 대표팀에서 함께한 인연이 있다. 내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때는 직접 전화를 주셔서 세인트루이스 팀 분위기를 설명해주셨다. 덕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과거 도움을 받았던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어릴 적부터 오승환 선배님의 투구를 동경해왔다. 특히 마운드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나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편인데, 그런 점에서 선배님은 늘 본받고 싶은 선배 투수였다"며 "제2의 인생에도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509개) 기록을 보유한 최정도 "승환이형은 마운드 위에서 압도적이었다. 아직도 '우리나라 최고의 직구'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승환이형의 공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전설 같은 투수와 같은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1984년생 불펜 투수 노경은은 "승환이형은 한국 야구에서 또 나오기 힘든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남들이 넘보지 못할 기록도 세웠다"며 "승환이형은 후배들에게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선배가 아니다. 항상 편안하고 따뜻하게 대해줬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노경은은 "내가 지금까지 야구할 수 있는 것도 세월이 지나도 좋은 피칭을 해줬던 승환이형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도 잘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선배 덕분에 후배들도 계속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엔트리 등록 없이 1군 선수단과 동행하는 오승환은 이날을 시작으로 은퇴 투어를 떠난다. KBO리그에서 은퇴 투어를 하는 건 2017년 이승엽, 2022년 이대호에 이어 세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