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안준호 남자 농구대표팀 감독이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8강에서 중국의 높이에 밀려 탈락한 뒤 '빅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대회 8강에서 중국에 71-79로 졌다.
한국은 리바운드 싸움에서 37개-50개로 밀렸다. 특히 3점 슛 24개를 던져 3개만 넣는 등 외곽포 성공률이 12.5%에 그친 것이 패인이었다.
경기 후 안 감독은 "여기서 멈춘다는 게 뼈아프고 슬프다. 제공권을 상당히 많이 내준 것이 가장 아쉽다. 이 때문에 경기 주도권을 뺏겼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다만 선수들은 시작부터 끝까지 코트에 나가 각자 주어진 미션대로 최선을 다해줬다. 모든 에너지를 쏟은 선수들에게 매우 고맙다"며 "승패에 대한 책임은 감독한테 있다"고 덧붙였다.
안 감독은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그는 "우리는 다 갖췄지만, 유일하게 가질 수 없었던 게 신장이라 생각한다. 우리도 하루빨리 백보드를 지배할 수 있는 빅맨이 절실히 필요하다. 빅맨만 보유한다면 더 좋은 모습으로 아시아권에서 도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컵 8강 진출은 무산됐지만 한국은 이현중, 여준석 등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단행해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안 감독은 "팬 여러분들의 사랑과 격려에 부응을 못 해 대단히 송구하다"면서 "그래도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렸고, 가느다란 희망의 불빛을 드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남자농구를 지탱하고 생명력을 이어가게 하는 주체는 팬 여러분이다. 앞으로도 팬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부응하겠다"며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어떠한 도전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세로 비상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표팀 에이스' 이현중은 중국전에서 22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분투했지만 팀 패배에 눈물을 쏟았다.
이현중은 "패배하는 게 가장 싫은데, 중국에 져서 화가 많이 나고 슬펐다. 많이 후회되고 실망스러운 경기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중국 빅맨들의 높이가 높았지만 (하)윤기형, (김)종규형, (이)승현이형이 너무 잘 싸워줬다. (여)준석이도 부상 여파로 몸 상태가 100%가 아닌데 골 밑에서 많이 싸워줘서 큰 힘이 됐다"며 "그 덕분에 경기를 뒤집을 기회가 많이 왔었는데 결국 내가 중요할 때 활약하지 못해서 패한 것 같다. 너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대회를 통해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더 느낀다는 이현중은 "앞으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12명의 선수와 의기투합해 다음 국제대회에선 눈물 보이지 않고 좌절하지 않겠다. 원하는 결과를 꼭 얻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할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