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즌 우승 트로피를 든 이강인 ⓒ AFP=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기분 좋게 새 시즌을 출발했지만, 팀 내 입지는 아직도 불안한 두 선수가 있다. 프랑스 리그1 파리생제르맹(PSG)의 이강인과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 이야기다.

이강인과 김민재는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 중 가장 큰 리그, 가장 큰 클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다.


팀 상황은 좋다. 2025-26시즌을 우승 트로피와 함께 시작했다. PSG는 토트넘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바이에른 뮌헨은 슈투트가르트와의 프란츠 바켄바워 슈퍼컵에서 각각 정상에 올라 정규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트로피 한 개씩을 들어올렸다.

그 안에서 뛰는 둘은 얼핏 보면 가장 행복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두 선수 모두 아직 현재 팀과 함께 이번 시즌을 끝까지 동행할 수 있을지가 확실하지 않다. 유럽 이적시장은 8월 31일에 닫힌다. 그전까지는 얼마든지 팀을 옮길 수 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부터 PSG와의 결별이 예고됐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포함, 중요한 경기 때마다 그는 벤치만 지켰다. 이강인이 자신의 SNS 프로필에 PSG를 지우면서, 이미 '헤어질 결심'을 한 것이라는 루머에 힘이 실렸다.


그런 가운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이 이강인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영국 현지 매체를 통해 나오기 시작했다. 영국 매체 '기브미 스포츠'는 "아스널은 이강인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지켜만 봤다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PSG와 접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변수는 이강인이 최근 PSG에서 조금씩 입지를 되찾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시즌 이강인은 UEFA 슈퍼컵에 교체 투입돼 경기 분위기를 뒤집는 만회골을 넣은데 이어 리그1 개막전에도 선발 출전하는 등 예전의 위상을 되찾고 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이강인이 PSG를 떠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8월 막바지 유럽을 뒤흔들 가장 흥미로운 이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PSG가 이강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을 경우,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고 분석했다.

벤치에 앉아있는 김민재(오른쪽에서 두 번째) ⓒ AFP=뉴스1

'괴물 수비수' 김민재도 바이에른 뮌헨을 언제든 떠날 수 있다.

입단 초반만 해도 김민재는 '휴식 경쟁'을 벌여야 할 만큼 모든 경기에 출전한 '붙박이 주전'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막바지 아킬레스건 부상을 안고도 무리해 출전하는 과정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게 악재였다.

팬들은 물론 구단 고위층에서도 김민재에 대해 불안함을 갖기 시작했고 결국 이번 시즌 프리시즌에는 '주전 조'가 아닌 유망주들이 뛰는 경기에 나설 만큼 입지가 약화됐다.

한국시간으로 17일 슈퍼컵 우승 당시 경기에 출전, 트로피 세리머니까지도 함께 했지만 출전 시간은 10분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그런 김민재를 두고 나폴리, AC밀란(이상 이탈리아), 첼시(잉글랜드)는 물론, 손흥민 영입에 실패한 사우디아라비아 팀들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독일 매체 '아벤트차이퉁'은 "바이에른 뮌헨은 연봉이 높은 김민재를 벤치 멤버로 쓰느니 판매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적 시장이 닫히기 직전까지 김민재를 적합한 가격에 데려갈 팀을 찾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바이에른 뮌헨이 계산기를 두드리는 동안 김민재가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린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미 두 시즌 동안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김민재가 부상만 회복한다면 선수단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