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지난 시즌 프로농구 창원 LG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큰 역할을 한 베테랑 허일영(40)이 통산 700경기 출전 기록을 위해 다시 운동화 끈을 동여맨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주장' 허일영은 구단을 통해 "우승팀 분위기는 항상 좋다"면서 "아직 새 시즌을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 같다"며 새 시즌을 앞둔 소감과 팀 분위기를 전했다.
꾸준함을 무기 삼아 농구하다 보니 어느새 마흔이 됐다. 허일영은 프로 통산 3개 팀(오리온·SK·LG)에서 우승을 경험했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땄다.
허일영은 "난 복이 정말 많은 선수"라면서도 "운도 실력이다"고 웃어 보였다.
허일영은 지난 시즌 LG의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시리즈 7차전에서 3점 슛 4개를 퍼부으며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공헌을 인정받아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허일영은 "지난 시즌이 가장 힘들었던 건 사실이다. 기복이 너무 심했다"라며 "경기를 많이 뛸 때도 있고 짧게 뛸 때도 있다 보니 감각을 유지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허일영은 꾸준히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그는 클러치 능력의 비결로 "아무 생각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던지면 들어가든 안 들어가든 둘 중의 하나로 결과가 나온다"며 "내가 넣고 싶어한다고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까 마음 편하게 던진다"고 말했다.
허일영은 어느새 리그 전체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현역 선수 중 울산 현대모비스 함지훈(41) 다음 최고령(?) 선수가 됐다.

그는 "이렇게 오랫동안 현역으로 뛸 수 있을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뛰다 보니 뛸 수 있겠더라. 생각보다 몸 상태도 괜찮고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를 안 뛰고 벤치 한자리 차지하는 건 싫다"며 "5분이든 10분이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까지 정규리그 643경기를 뛴 허일영은 이제 700경기 출전을 목표로 설정했다. 다음 시즌 정규시즌 전 경기를 뛰고 그다음 시즌까지 뛰어야 목표를 달성한다.
허일영은 "몸 상태만 되면 계속 뛰고 싶다. 내 몸 상태는 내가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아니다 싶을 때 과감하게 나가겠다. 이번 시즌에는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룰 수 있는 건 다 이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땄고 우승도 세 번이나 했다"면서 "이제 부상 없이 중요할 때 코트를 밟는 게 목표"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