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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해보험이 5년간 채권 보유액을 3조원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투자 매각 대금을 활용해 채권을 구매하고 이를 통해 킥스의 요구 자본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롯데손보가 재매각을 앞두고 손익변동성을 낮추는 등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들어간 것으로 읽힌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롯데손보의 채권보유액은 5조6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를 인수한 직후인 2020년 3월말(2조3585억원)보다 3조2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롯데손보 설립 이후 최대치이기도 하다.
채권은 금융채와 국공채 등 K-ICS 제도에서 리스크 계수가 '0'에 수렴하는 안전자산으로 불린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롯데손보 전체 금융자산에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49.1%로 절반에 가깝다.
롯데손보가 채권 비중을 늘린 데에는 킥스에 본격 대응하기 위해서다.
채권은 보유 금액 중 0~2% 사이의 리스크계수를 적용받는다. 국공채 경우 0%. 특수채와 금융채는 1~2% 수준이다. 회사채도 A등급까지는 2% 이내의 리스크계수를 적용한다.
킥스는 자산 보유금액에 리스크계수를 곱해 필요한 요구자본을 산출한 후 여기에 충격 시나리오 결과를 더하는 식으로 산출한다.
그동안 롯데손보는 대체투자 비중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롯데손보는 채권 비중을 높여 요구 자본을 줄이기로 한 것이다.
특히 부동산과 인프라 개발, 항공기 등 대체투자 경우 금리 등 거시경제 영향 외에도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한다.
즉 대체투자 비중이 높으면 개별 투자 성과로 인한 손익변동성이 커진다. 이 같은 롯데손보는 채권보유량을 늘려 손익변동성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롯데손보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롯데손보가 매각 재추진을 앞두고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다시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는다.
실제 롯데손보는 1분기 당기순이익이 113억원에 그쳐 다소 부진했지만 2분기에는 362억원으로 크게 반등했다.
롯데손보 측은 "안정적인 보험영업이익과 투자영업분야의 리밸런싱 성과를 통해 일시적인 제도변화 영향을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킥스비율도 개선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말 롯데손보의 킥스비율은 129.5%로 올해 3월말(119.9%)보다 9.6%포인트(p) 상승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2019년 대주주 변경 이후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투자자산 리밸런싱을 이어오고 있다"며 "일부 고위험자산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해 요구자본을 줄여나가는 것이 기본적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