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 배우 및 박찬욱 감독 ⓒ AFP=뉴스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폐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6일 오후 7시(이하 현지 시각, 한국 시각 7일 오전 2시)에 진행되는 경쟁 부문 시상식에서는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비롯한 주요 부문의 시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올해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작품은 총 21편이다.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를 비롯해 '지구를 지켜라!' 리메이크작인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부고니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애프터 더 헌트',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 마크 젠킨 감독의 '로즈 오브 네바다', 노아 바움백 감독의 '제이 켈리', 짐 자무쉬 감독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등 총 21개 작품이 선정됐다.

현재 대부분의 경쟁 부문 작품의 공식 상영이 끝난 상태다. '어쩔수가없다'는 일찌감치 유력한 황금사자상 후보로 거론되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29일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이 영화는 9분간 뜨거운 기립 박수를 받았다.


미국 매체 인디와이어는 지난달 31일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비평가와 관객 모두에게 만장일치 호평을 받은 독보적인 작품이 최소한 한 편은 나왔다, 바로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라면서 현지에서 확인할 수있는 '어쩔수가없다'의 뜨거운 인기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당시 기사에서 인디와이어는 "심사위원단은 의심의 여지 없이 '어쩔수가없다'에 어떤 상이든 줄 것이다, 그것이 황금사자상일지 감독상일지 남우주연상일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셋 중 하나일 가능성은 거의 확실하다"라고 짚었다. 실제 '어쩔수가없다'는 미국의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현재까지 이 영화에 대해 리뷰를 쓴 21명 평론가 전원이 호평을 내려 토마토 지수 100%를 유지하고 있다. 토마토 지수(Tomatometer)는 한 영화에 대해 공식적으로 등록된 평론가의 평가가 긍정적인지, 부정인지를 나눠 비율로 표시한다.

'힌드의 목소리' 배우 및 감독 ⓒ AFP=뉴스1

후반부 복병으로 떠오른 작품이 있다면 단연 '힌드의 목소리'(감독 카우타르 벤 하니야)다. 2024년 1월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 공격으로 사망한 여섯 살 소녀 힌드 라잡과 그의 친척들, 그리고 그들을 구하려다 함께 목숨을 잃은 두 구급대원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공식 상영 이후 무려 23분간 기립 박수를 받았다. 이는 2006년 칸 영화제에서 영화 '판의 미로'가 받았던 22분의 기립 박수를 넘어선 기록이다.


영국 매체 BBC는 4일 '힌드의 목소리'가 이례적으로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기립 박수를 받았다고 보도하며 "베니스에서 수상할 가능성이 크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유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점쳤다.

'어쩔수가없다'와 '힌드의 목소리'가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베니스 국제영화제 현지에서 발행되는 공식 데일리 평점에도 이 같은 분위기는 반영됐다. 시아크 인 모스트라(CIAK in Mostra)가 4일 공개한 별점 평가에서 '힌드의 목소리'는 평점 4.1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어 '어쩔수가없다'는 두 번째로 높은 3.7점을 받았다.

세 번째로 높은 점수인 3.5점을 받은 영화는 다섯 편이다. '라 그라찌아'(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어 파이도 디 우브러'(감독 발레리 돈젤리) '프랑켄슈타인'(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감독 캐서린 비글로우), '엘레오노라 두세'(감독 피에르로 마르첼로)이 해당 작품들이다.

데일리 평점이 높다고 수상을 확신하기는 어렵다. 영화제 수상은 심사위원의 결정이기 때문이다. 올해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은 심사위원장인 미국 감독 알렉산터 페인을 필두로 프랑스 감독 스테판 브리제, 이탈리아 감독 마우라 델페로, 루마니아의 감독 크리스티안 문쥬 등 7명이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