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11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최근 중국 방문을 통해 후계자 입지를 다졌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6월12일 진행된 해군 구축함 진수기념식에 참석한 김 위원장과 딸 주애. /사진=뉴스1(평양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딸 주애 양이 전승절 계기 중국 방문을 통해 유력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진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뉴스1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김 위원장 5차 방중 및 전승절 참석에 대해 "해외 경험을 쌓게 하면서 공개 행사장에는 등장하지 않고 부분 부분에만 등장하게 해 유력 후계자 입지를 다진 측면도 있다"는 내용을 보고했다고 여당 간사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야당 간사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이 의원은 "김주애는 방중 기간 대사관에 머물며 외부 출입을 자제했고 귀국 시에도 전용 열차에 미리 탑승해 언론 노출을 회피해온 점이 특징"이라며 "그럼에도 유력 후계자 입지에 필요한 혁명 서사는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국정원은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내부적으로 기록영화, 노동신문 사진을 통해 김주애, 김 총비서가 동행해 방중한 사실을 알리고 현지 대사관에 방문했음을 자연스럽게 북 주민들에게 공개한 모습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주애의 방중 취지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김주애 세습을 염두에 둔 하나의 서사를 완성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국정원은 분석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질의 과정에 김주애를 제외한 자녀 여부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국정원은 과거 여러 설이 있었으나 그 자녀가 장애가 있거나 유학하러 갔을 거란 설은 그렇게 유력하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학은 숨길 수 없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김주애를 후계자로 인식하고 서사를 완성하는 과정에 방중에 수행하게 한 게 아닌가 하는 게 국정원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북측은 이번 방중에서 김 총비서, 김주애의 생체 정보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는 모습도 관찰됐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이 의원은 "특히 북 대사관 투숙, 특별기를 통한 행사 물자 및 폐기물 운송 정황이 파악됐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또, 김정은이 이번 방중에서 행사 전체 일정을 특별한 문제 없이 무난하게 소화했다며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초고도 비만으로 땀을 많이 흘리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가쁜 숨을 내쉬는 경우도 있었지만, 심박·혈압은 정상범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김정은은 이번 방중으로 다자 외교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고, 북·중·러 3국 연대를 과시하는 등 스스로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는 것 같다고 국정원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