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 인근 지하주차장에서 환풍구 덮개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2014년 10월1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유스페이스 야외 공연장 인근 지하주차장 환풍기 붕괴 추락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2014년 10월1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 공연장 인근 지하 주차장에서 환풍구 덮개가 붕괴돼 27명이 지하 4층(높이 약 20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향후 이 사고는 단순 붕괴가 아닌 안전 불감증에 의한 참사로 기록됐다.

사건 경위 및 피해 상황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 인근 지하주차장에서 환풍구 덮개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2014년 10월1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유스페이스 야외 공연장 인근 지하주차장 환풍기 붕괴 사고발생 직전 모습. /사진=뉴스1(독자 제공)

사건은 2014년 10월17일 오후 5시53분쯤 발생했다. 이날은 판교테크노밸리 입주민 등을 위한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 축제'가 진행된 날로 인기 걸그룹 포니밋의 축하 공연도 잡혀 있어 행사장에는 700여명의 인파가 인산인해를 이뤘다. 어느덧 축제는 무르익었고 수많은 인파가 포미닛 공연을 보러 점점 모이자 일부 관람객은 야외 공연장 인근 지하 주차장 환풍구에 올라가 공연을 즐겼다. 하지만 이들이 밟고 있던 환풍구 철제 덮개는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붕괴됐고 이로 인해 27명이 20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16명이 숨지고 11명이 폐, 복부 등에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건물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환풍구 안쪽 바닥으로 내려가 사상자들을 구조했다. 당시 소방당국 관계자는 "사상자는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이들은 공연을 더 가까이서 보려고 환풍구 덮개 위에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며 "지하 주차장 환풍구는 바닥까지 20m가량 될 만큼 깊어 사고 희생자가 많았다"고 밝혔다.

안전 부실, 구조적 인재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 인근 지하주차장에서 환풍구 덮개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2014년 10월1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유스페이스 야외 공연장 인근 지하주차장 환풍기 붕괴 추락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환풍구 덮개는 당초 사람이 올라설 경우를 감안해 만들어진 구조물이 아니었다. 해당 사고는 사실상 인재였던 셈이다.


사고 직후 현장 조사에 착수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환풍구는 원래 사람이 올라서는 것을 전제로 설계되지 않았던 구조물"이라며 "축제 현장 또한 안전 펜스나 차단선조차 없었고 통제할 인력도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가 발생한 환풍구는 철제 앵글과 덮개를 잇는 용접 부위가 부실했고 하중 분산 설계도 되어 있지 않아 결국 이들의 하중을 이기지 못해 붕괴됐다"고 덧붙였다.

참사 이후 변화와 영향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 인근 지하주차장에서 환풍구 덮개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2014년 10월23일 서울시 및 서울메트로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서울시 환기시설 민관합동 점검반이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주변 환풍구 시설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참사 이후 생존자와 유가족, 시민사회는 안전 사각지대에 대한 무관심, 다중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 부재, 행사 주최 측 책임 회피, 부실시공 관행 등이 겹쳐 발생한 전형적인 인재로 보고 "관객 과실이 아닌 안전을 무시한 구조와 운영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던 시점이기에 비판 여론이 거셌다.

정부는 이후 전국 주요 공연장과 다중 이용 시설의 환풍구, 덮개 구조물에 대한 긴급 안전 점검을 지시했으며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최되는 행사에도 행사장 안전점검 체크리스트 제도와 임시 구조물 사전 인증, 안전요원 배치 의무화 등 대책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