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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불황의 터널을 지나는 가운데에도 실적 방어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틸렌을 생산하지 않고 고부가 합성고무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해 온 전략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다양한 합성고무 제품을 고도화하고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어 견조한 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1.4% 증가한 85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보다 31% 는 3576억의 흑자를 내고 내년에는 4484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LG화학(석유화학 부문)·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 등 적자 위기에 놓인 주요 경쟁사들과 대비된다.
나프타분해시설(NCC) 없이 다운스트림 공정에 집중한 게 실적 방어로 이어지고 있다. 다수의 석화기업이 NCC를 기반으로 에틸렌 등의 기초 원료를 생산할 동안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 등 고부가 정밀 화학 제품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짰다. 에틸렌은 산업의 쌀로 불릴 만큼 핵심적인 소재지만 중국발 공급과잉의 여파로 국내 기업들의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합성고무 사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합성고무 부문은 올해 상반기 회사 전체 매출의 58.3%를 차지하는 주요 사업이다. 매출은 전년보다 10% 증가한 1조4319억원, 판매량은 4% 늘어난 66만9346톤을 기록했다. 다른 주요 사업인 합성수지 부문과 비교해도 성과가 월등하다. 같은 기간 합성수지 매출 비중은 25.7%에 그쳤고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7% 준 31만8943톤이다.
합성고무 중에선 NB라텍스가 실적을 견인하는 주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세계 1위 라텍스 장갑 소비국인 미국을 비롯해 라텍스 시장 상황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라텍스 장갑 재고가 최근 5년간 대부분 소진되고,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는 게 업계 예상이다. 내년부터 중국산 라텍스 장갑에 대해 미국이 부과하는 관세가 기존 50%에서 100%로 오르는 만큼 중국산 제품 수입은 줄고, 금호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고기능성 합성고무 제품인 솔루션 스타이렌 부타디엔 고무(SSBR)도 주목받는다. SSBR은 타이어 기술의 한계로 인식되는 내구성, 마모, 연비 요소들의 모순적 관계를 극복할 수 있는 특성을 가졌다. 전기차용 타이어에 특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데 전기차 특성상 차체 배터리가 무겁고 급격한 기동 및 정지가 빈번해 타이어 내구성 및 마모 이슈가 자주 불거져서다. 앞으로 금호석유화학은 관련 설비와 연구개발(R&D) 투자를 병행라도 다양한 차세대 SSBR 제품도 선보일 방침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다방면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고부가 제품군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