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스타트업스토리] 디지털 자산산업, 핀테크에 이어 제2의 금융 벤처로 급성장
최근 핀테크에 이어 금융 벤처의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는 산업이 있다. 디지털 자산산업이 바로 그것. 우선 금융 벤처여서 그런지 성장 속도가 빠르다. 2021년 초 7800억달러였던 시장 규모(시가총액, 글로벌 기준)가 올해 초 3조3500억달러로 5년 만에 거의 5배다. 연간 성장률로는 33.8%, 특히 지난 3년간(2023~2025년)은 더 빨라서 연 59.1%의 급성장세다. 기업 수도 2021년 초 약 1만2000개에서 현재는 1만9000개에 육박한다. 특히 3~4년 전만 해도 금융·비금융의 중간 지대(Grey Zone)였지만, 유럽의 미카(MiCA, 2023년 6월) 법과 미국의 지니어스(GENIUS, 2025년 7월) 법이 제정되면서 금융 주변에서 중심부로 이동하고 있단 의견이다. 왜 이렇게 급부상하게 됐나. 무엇보다 법·제도화 영향이다. 특히 자본시장의 대표상품인 ETF와 융합한 디지털 자산 현물 ETF(예 : 비트코인, 이더리움 현물 ETF)가 승인·발행되면서, 글로벌 기관투자가 포트폴리오(약 6경원)의 편입 대상이 됐다는 점이 큰 힘이 됐다. 2024년 1월 비트코인 현물 ETF로 시작한 디지털 자산 현물 ETF(순유입 기준)는 2026년 초 2년 만에 708억달러(100조원)로 증가했다. 특히 ETF는 기관 자금이어서 금융 신산업 성장의 안전판인 '기관화'에 한몫했단 평가다. 또 하나는 미국의 지니어스 법 등에 의한 스테이블코인 파급효과다. 스테이블코인이 코인 거래뿐만 아니라 결제·송금, 무역대금 지급 등 사실상 디지털 통화로 규정되면서, 디지털 자산의 기반인 블록체인이 금융의 새로운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현재 3100억 달러(457조원), 지난 3년간 성장률 무려 연 51.3%의 급성장세. 특히 스테이블코인의 담보자산인 국채의 토큰화(약 90억달러)에 이어 주식, 채권, 실물자산(RWA) 등도 토큰화되면서, 제도권과 디지털 자산의 융합이 더욱 빨라질 거란 전망이다. 어떤 분야가 활발한가. 거래·중개, 스테이블코인 등 결제·송금, 블록체인 기술, 탈중앙 금융(DeFi) 서비스의 순으로 활발하다. 첫째로 이들 중 성장세가 가장 빠른 분야는 코인 거래·중개다. 거래· 상장 수수료, 기관 중개, 파생상품 수수료 등을 통해 실질적이면서 확실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분야다. 디지털 자산산업 총매출의 60% 이상이라고 한다. 상장사인 코인베이스(2위)를 제외하고 비상장사인 1위 바이낸스, 3위 OKX, 4위 Bybit, 5위 업비트 모두 기업가치가 100억달러(14조원) 이상인 데카콘이다. 둘째,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송금이다. 이 분야도 결제와 금융 중개 기능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한다. 대표기업은 테더와 써클. 테더는 USDT, 서클은 USDC 발행으로 확보한 담보 국채이자 및 결제 API 연계를 이용한 수익모델이다. 스테이블코인 결제·송금이 늘수록 매출이 확대되는 구조다. 현재 테더와 써클이 독점적이고, 테더는 기업가치 1000억 달러 이상인 헥타콘, 써클은 데카콘이다. 다음은 블록체인 기술이다. 과거엔 초당 7~10건 처리했지만, 지금은 초당 약 5000건 처리로 속도가 500~700배나 빨라졌다. 수수료도 건당 수 달러에서 0.01달러로 크게 하락했다. 따라서 블록체인의 위변조 방지 기능에다, 가성비까지 대폭 개선됐기 때문에 기존 금융 인프라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솔라나와 폴리곤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유니스왑, 아베가 대표하는 탈중앙 금융 서비스도 있다. 블록체인상에서 대출, 예치, 스왑 기반 이자 수익과 프로토콜 수수료가 수익모델이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떤가. 거래·중개는 글로벌 톱 수준일 정도로 활발하지만, 다른 분야는 법·제도화 지연 등으로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다. 최근 토큰 증권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디지털 자산 기본법 및 스테이블코인 입법화도 글로벌 추세에 맞게 빠르게 진행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