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 정관신도시 전경/사진=기장군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가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산 기장군의 시·군의원 자리를 두고 후보들의 물밑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과거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깨진 만큼 여야를 막론하고 본선 경쟁력을 갖춘 인물을 찾기 위한 눈치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기장군에는 광역의원으로 국민의힘 소속 박종철·이승우 의원과 기초의원으로 같은 당 박홍복 의장, 구본영 부의장, 박기조, 박우식, 맹승자, 구혜진 의원 등 총 6명이 포진해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기초의원은 허준섭, 황운철, 김원일 의원 등 3명이다. 다수를 차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내년 지방선거 후보 공천을 두고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역의원인 부산시의원 2석은 모두 국민의힘이 차지하고 있다. 제1선거구(기장·일광읍, 철마면)의 박종철 의원은 재선 도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반면 제2선거구(정관·장안읍)의 이승우 의원이 차기 기장군수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의원의 선택에 따라 시의원 선거 구도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내년 지방선거 공천의 핵심 기준은 '본선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단순히 당내 지지 기반을 넘어 중도와 무당층 유권자의 표심까지 끌어올 수 있는 인물인지가 후보 결정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부산 지역은 보수 정당의 텃밭으로 여겨졌으나 2018년 지방선거에서 기장군 시의원 2석 모두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차지했던 경험은 국민의힘 내부에 큰 위기감으로 남아있다. 당시 제1선거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민정 후보가 42.2%, 제2선거구에서는 같은 당 구경민 후보가 45.44%를 득표하며 승리했다. 이는 보수 성향의 무소속과 다른 정당 후보 출마로 인한 표 분산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내년 선거에서도 유력 후보가 공천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2018년의 패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승우 의원의 거취는 연쇄적인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이 군수 도전에 나설 경우 국민의힘 소속 박우식, 맹승자 군의원 등 현직 군의원들의 시의원 도전이 유력해진다. 두 의원 모두 재선 군의원으로서 지역 내에서 꾸준히 인지도를 쌓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의원이 시의원 재선에 도전하더라도 군의원들의 도전이 예상돼 고민이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

기초의원 선거구의 셈법도 복잡하다. 특히 4명을 뽑는 정관·장안읍 선거구가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4명 중 3명이 국민의힘 소속이다. 내년 지방선거가 여야가 뒤바뀐 후 치러지는 첫 선거인 만큼 국민의힘이 지금과 같이 3명의 후보를 낸다면 최소 1명은 탈락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 현역 군의원 중 최소 한 명 이상은 시의원에 도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