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사회 초년생들이 주식에 투자하면서 노후 대비도 할 수 있는 TDF(생애주기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제공=클립아트코리아

#1. 2025년 첫 직장을 구한 A씨(28)는 카드 명세서를 보고 고민에 빠졌다. 사회 진출이 남보다 늦은 만큼 모은 돈은 적은데 씀씀이는 커졌기 때문이다. 아직 20대이고 노후 대비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준비하라는 주변의 성화에 금융 상품을 살펴보고는 있지만 이해가 도통 되지 않는다.

#2. 2024년 취직한 B씨(27)는 노후 대비를 위해 매달 월급의 일부를 저축과 적금에 넣지만 낮은 금리에 답답함을 느낀다. 최근에는 주식에 관심이 가지만 종목을 일일이 찾아보기도 어렵고 시간도 부족하다. 주식 투자도 하고 싶고 노후 준비도 하고 싶은 그는 누군가 대신 투자를 도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2030 사회 초년생들이 주식시장에 투자하면서 노후 대비도 할 수 있는 TDF(생애주기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TDF에 장기간 투자하면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자동으로 자산 비중을 조정하기 때문에 주식과 채권 포트폴리오를 일일이 관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TDF는 투자자가 젊을 때는 주식 투자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고 나이가 들면 안정성을 위해 채권 비중을 늘리는 상품이다. TDF는 글라이드 패스를 통해 위험 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전문가들은 사회 초년생들이 TDF에 투자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로 복리 효과를 들었다. 적은 돈이라도 일찍 투자를 시작해야 그 수익이 장기간에 걸쳐 복리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박희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전무는 TDF를 '시간을 자산으로 바꾸는 투자'라고 정의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젊을 때 TDF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성과 복리 효과 때문"이라며 "TDF는 은퇴할 때까지 꾸준히 투자하기 때문에 복리 효과로 자산을 증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 초년생들에게 TDF를 추천하는 또 다른 이유는 연령에 따른 자동 자산 비중 조절에 있다. 복잡한 투자 정보를 찾기도 어렵고 시간도 부족한 젊은 투자자들이 직접 일일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박희운 전무는 "TDF는 글라이드 패스에 따라 투자자가 직접 포트폴리오를 관리하지 않아도 비중을 조절한다"며 "바쁜 투자자가 일일이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어떻게 보면 '게으른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의찬 신한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센터 팀장은 "자동 조절에 더해 운용 전문가들이 국면에 따라 위험을 평가해 컨트롤 한다"며 "TDF는 장기적으로 운용하며 성과를 추구하기 때문에 매일 주가를 확인해야 하는 주식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융 시장의 변화에 덜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빈티지에 따라 주식·채권 비중 달라…샤프지수로는 수익성 가늠 가능

TDF 참고 지표는 빈티지와 샤프 지수가 있다. 빈티지는 2025, 2030 등의 숫자로 투자 기간을 나타내며 샤프 지수는 1을 기준으로 숫자가 높을 수록 수익성이 우수함을 뜻한다. 사진은 최근 3년 TDF의 샤프지수. /사진제공=펀드가이드

TDF 투자에 참고해야 하는 지표로는 빈티지와 샤프 지수가 있다. 이 중 빈티지는 투자 기간을 나타내는 지표다. 예를 들어 TDF 2060이라면 투자자가 2060년에 은퇴할 것을 가정한 상품이다. 따라서 투자기간이 길기에 주식 비중을 높여 수익률을 우선한다. 반면 빈티지가 낮으면 주식보다는 채권 비율이 높아진다.

김의찬 팀장은 "이 빈티지에 따라 TDF 상품의 수익 추구 및 안정 추구 비율이 다르다"며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나이가 든 투자자라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경우 2060 빈티지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샤프 지수는 위험 수준이 같을 때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익을 냈는가를 나타낸다. 이 지수는 1을 기준으로 하여 숫자가 높을수록 위험 대비 수익성이 우수함을 뜻한다. 펀드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년 기준 TDF의 샤프지수를 비교했을 때 1위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TDF알아서ETF였고 2위는 마이다스기본TDF, 3위는 신한마음편한TDF였다.

박희운 전무는 "3년치의 샤프 지수를 보면 위험 자산 비중과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다"며 "같은 빈티지라도 변동성이 작으면 샤프 지수가 높아지고 수익성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어떤 TDF에 투자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전문가들은 장기 투자 상품임을 감안한 주식과 자산의 비중과 안정성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박희운 전무는 "한투운용의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는 미국 성장주와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라며 "두 상품은 상관계수가 낮아 변동성이 작으므로 안정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김의찬 팀장은 "'신한마음편한TDF2060증권자투자신탁' 등 2055나 2060 빈티지를 선택해 주식 비중을 높일 것을 권한다"며 "15년 이상 주식으로 높은 수익을 추구하고 이후 채권으로 전환하며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