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소비 트렌드로 필코노미가 꼽혔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오늘의집 쇼룸을 구경 중인 소비자들의 모습. /사진=김인영 기자

"감성템 하나 정도는 필요한 것 같아요."

서울 종로구 오늘의집 쇼룸에서 만난 한 20대 대학생은 디자인 요소가 포함된 생필품 구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대학생 A씨뿐만 아니라 최근 일반적인 생필품이 아닌 디자인 요소가 가미된 물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뜨거운 편이다.


도서 '트렌드 코리아 2026'에도 이러한 소비 트렌드가 순위에 올랐다. 일명 '필코노미'는 기분과 경제 합성어다. 소비자가 기능보다 정서적 만족과 경험적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를 뜻한다.

흔한 생필품 아닌 '특별함'

패션, 뷰티,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코노미 트렌드가 화제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오늘의집 쇼룸을 구경 중인 소비자들의 모습. /사진=김인영 기자

필코노미 트렌드는 패션, 뷰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인테리어, 생활용품 분야다. 실용성이 중요한 생필품이지만 최근 다양한 디자인적 요소가 포함된 생필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오늘의집 관계자는 일반 제품에 비해 디자인적 요소가 포함된 생필품에 대한 고객 선호도에 대해 "최근 평범한 생필품에도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고객들 선호가 크다"며 "실용성과 품질은 물론이고 디자인적 요소까지 갖춘 감도 높은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다"고 밝혔다. 실제로 오늘의집 기준 스트라이프 수건 검색어 증가율은 최근 3개월 동안 266%(직전 3개월 대비) 증가했고 컬러 샤워기는 149% 늘었다.

관계자는 "특히 일상에서 자주 상용하는 물품 인기가 높은 편"이라며 "조명, 수건, 러그, 스위치, 멀티탭 등 비교적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집 분위기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필코노미 요소가 있는 생필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오늘의집 쇼룸에 장식된 디자인 인테리어 소품의 모습. /사진=김인영 기자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오늘의집 쇼룸에서 만난 20대 대학생 A씨는 디자인적 요소가 포함된 생필품 구매에 대해 "나도 그런 제품을 여러 개 구매한 적 있다"며 "아무래도 일반적인 생필품 대비 인테리어 포인트 주기도 좋고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평범한 컬러 수건보다 디자인된 수건이 가격은 비싸지만 보기도 좋고 특별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은 조명 하나, 수건, 러그 같은 소품이 가격이 일반 생필품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나에게 주는 만족도도 그만큼 더 높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구혜경 충남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가 생필품 구매 시 기능성보다 디자인적 요소를 중시하게 된 이유에 대해 "AI가 우리 삶에 많이 접목된 지금 인공적인 것이 아닌 자연적이고 인간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며 "소소한 일상에 대한 감성, 감정이 늘어난 만큼 디자인을 중시하는 소비가 이뤄진다고 본다"고 밝혔다.

필코노미, 내년 전망도 밝아

필코노미는 내년도 유통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오늘의집 쇼룸을 구경 중인 소비자들의 모습. /사진=김인영 기자

감성, 감정, 소비자 만족도 등이 내년도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과연 필코노미가 유통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오늘의집 관계자는 앞으로 디자인 요소를 가미한 생필품 판매를 더 늘릴 것인지에 대해 "앞으로도 감도 높고 다양한 디자인 브랜드를 발굴할 계획"이라며 "여러 디자인 브랜드를 고객에게 소개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 교수는 필코노미가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디자인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없었던 때는 없었다"며 "다만 생필품에도 디자인이 반영된다는 것이 조금 더 눈에 띄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가 디자인을 중요시 하면 유통업계도 디자인 좋은 상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것"이라며 "상품 자체에 대한 디자인뿐만 아니라 쇼핑백, 조닝별 디자인 등에도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