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 /사진=정연 기자

여야가 728조원 규모의 역대 최고 예산안을 두고 첨예하게 맞섰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경제 성장을 위한 마중물이라고 평가했지만, 국민의힘은 확장적 재정 기조가 국가 부담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참석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을 긍정으로 평가했다. 안도걸 의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적극재정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1%대로 끌어올렸다"며 "내년도 예산안은 경제 활력 예산이고, 확장 재정은 잠재성장을 달성하는 엔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 출범 5개월 만에 우리 경제는 대반전을 기하고 있다"며 "정상 성장 궤도로 돌아왔고 성장 내용도 알차다. 내수가 풀리고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고 했다.

안 의원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의 실적 호조세와 코스피 4000 돌파 등의 성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꿈의 영역이 현실 영역으로 진입한 것"이라며 "주식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국민연금의 노후 자산을 지키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 자본이 물 밀듯이 들어오고 있는데, 이는 세계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신뢰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정부의 정책 화살이 정확히 과녁을 맞히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정기조가 흔들리면 안 된다"며 "지금의 경제 회복 흐름은 유지·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제 개편 역시 이번 정부에서 정상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증세 규모가 5년 후 누계 기준으로 약 35조원인데, 지난 정부가 무분별하게 감세해 생긴 약 100조원 감세의 3분의 1을 복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은 내년 예산안이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국가 경제 위기에는 모른 척 눈감고 오로지 인기 영합적 예산 증가에만 몰두한 내년도 예산안"이라며 "내로남불 예산, 보은성 예산, 불요불급한 예산은 대폭 삭감하겠다"고 일갈했다.

특히 "지난해 예산안을 단독 처리하며 2.4조원으로 축소했던 예비비를 4.2조원으로 대폭 증액하는 등 전형적인 내로남불 예산"이라며 "이런 예산들은 삭감됨이 마땅하다"고 했다.

또한 "'돈을 풀면 경제가 산다'는 구태의연한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국가 재정은 재정대로 낭비되고 경제 성장은 더 큰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라고 전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도 질의 현장에서 "지난 정부에서 다수당인 민주당이 대통령실 특수활동비를 모두 삭감했는데 이번 본예산에는 82억원이 상정됐다"며 "그때는 필요 없다는 예산이 지금은 왜 꼭 필요한지 비서실장이 직접 책임자로서 국민에게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병도 예결위원장은 "오늘은 경청통합수석과 홍보소통수석이, 내일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이 참석하기로 여야 간사 간에 합의된 사항이 있다"며 여야 간 추가 논의를 통해 출석 여부를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서도 공세가 이어졌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와 관련해 "2000억달러를 10년간 매년 200억달러씩 미국 계좌로 보내겠다는 것"이라며 "이건 '투자'가 아니라 '송금'"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일본은 현금 송금을 법적으로 막아놓은 안전장치를 둔 협상을 했다"며 "일본은 트럼프 임기 3년으로 기간을 한정했는데, 우리는 10년 의무를 지는 협상을 했다. 부담은 우리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국회 비준 대신 특별법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선 "헌법 60조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 부담을 지우는 경우 국회 동의를 명시하고 있다"며 "이걸 국회 비준 없이 하겠다는 건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정부는 '경제 협상'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는데 국가 재정과 산업 기반에 골병이 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