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그룹 회장이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미래 전략 컨퍼런스'에서 기조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김대영 기자

"어제 저희의 핵심 파트너인 LG와 삼성 경영진을 직접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전략적 목표는 각 분야 최고의 파트너들과 세계적 수준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그룹 회장은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미래 전략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하며 "아시아 시장 내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내년 1월 1일부터 서울에 아시아 제조·구매 허브를 설립하겠다"고 한국과의 공급망 협력 확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전동화·소프트웨어 전략과 함께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새로운 CLA, MB.OS(벤츠 자체개발 운영체제)가 적용된 모델, 차세대 전기차 아키텍처(MBEA) 기반 신형 GLC, 콘셉트 리무진 '비전 V', 초고성능 전기 콘셉트차 'AMG GT XX' 등 4종이 소개됐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그룹 회장이 신형 CLA와 일렉트릭 GLC 등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을 소개하던 모습. /사진=김대영 기자

칼레니우스 회장은 "한국은 메르세데스-벤츠의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며 "올해 7월 세계 최초의 마이바흐 브랜드센터를 한국에 연 이유도 한국 소비자의 높은 안목과 신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내년은 자동차 발명 140주년이 되는 해로 벤츠의 유산을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 기술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형 GLC와 CLA 등 이날 공개된 신차 설명도 자세히 이어졌다. 그는 CLA를 "우리가 만든 모델 중 가장 효율적인 양산차"라고 소개하며 주행거리·전력 소비·충전 속도 개선을 강조했다. 또 GLC는 고객 피드백을 반영해 스티어링 휠의 물리 버튼을 복원하는 등 사용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컨셉차인 AMG GT XX와 관련해선 "F1 드라이버 조지 러셀도 매료된 '축 방향 자속 모터 기술'이 내년부터 양산차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칼레니우스 회장의 이번 메시지는 단순한 제품 소개를 넘어 한국 기업과의 전방위 협력 의지를 대외적으로 정리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는 방한 전후로 LG전자·LG디스플레이·LG에너지솔루션·LG이노텍 등 LG 계열사들과 SDV(소프트웨어 제어차량)·배터리·센싱 기술 협력을 논의했다. 삼성과는 지난 13일 승지원에서 이재용 회장·삼성SDI·하만 경영진과 함께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전장(전기·전자 장치) 협업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