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금융투자협회장인 서유석 회장이 차기 회장 선거 도전을 17일 선언했다. 이에 7대 금투협 회장 선거는 전례 없는 3자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사진=뉴스1

현직 금융투자협회장인 서유석 회장이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히면서 이번 선거는 전례 없는 3자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17일 서유석 회장은 금투협회 인근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기 회장 도전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현직 회장의 연임 도전은 사상 최초다. 그는 출마 선언에서 "현직 회장이기에 시급한 현안을 제쳐두고 일찍 선거 운동에 나설 수 없었다"며 "최근에야 회원사 대표들에게 의지를 밝히고 의견을 들으며 심사숙고하다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는 후보추천위를 구성해 3일부터 19일 오전 10시까지 회장 후보 공모를 받고 있다. 서류 및 면접 심사를 거쳐 새 회장은 2026년 1월1일부터 2028년 12월31일까지 3년간 재임하게 된다.

현재까지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과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가 차기 회장직에 도전한 상황. 이날 서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차기 회장 선거는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먼저 9월 출마 의사를 밝힌 황성엽 사장은 1963년생으로 1987년 신영증권에 입사한 후 38년간 일하며 최고경영자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일반 사원에서 CEO까지 올라 다양한 업계 네트워크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자본시장에 정통한 현장형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어 10월23일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가 도전장을 던졌다. 1966년생인 그는 행정고시 32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경제관료로 시작해 대형사와 중소형, 국내 및 외국 기업을 모두 거쳐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고 정책에도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유석 회장은 1962년생으로 하나증권에 1988년 입사한 이래 이후 미래에셋증권과 자산운용에 몸담았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을 맡은 후 2023년부터 금투협 회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서 회장은 차기 회장에 나서면서 "지난 3년간 회장으로 재임하며 정재계와 유관 기관들의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서 경험과 관계를 쌓아왔다"며 "이러한 자산을 한 번 쓰고 버리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그간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바탕으로 한 번 더 업계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업계에서는 서유석 회장의 연임 도전 가능성을 점쳐왔다. 실제로 그는 10월28일 있었던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이사회에 불참해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이에 대해 서 회장은 "결과적으로 출마하게 되긴 했지만 제가 구성위에 있던 없던 다른 후보자분들이 계시지 않냐"면서 "논란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불참했다"고 밝혔다.

금투협회장 연임은 전례가 없었다. 당장 현직 회장으로서 선거에 출마할 경우 이른바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단 비판이 있기 때문이다. 전임 나재철 회장 역시 연임 도전을 고민하다 결국 불출마한 바 있다.

이러한 지적을 의식한 듯 서유석 회장은 조심스럽게 출마를 저울질해왔다. 그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현직 회장이고 현안이 많아 먼저 출마를 선언하고 움직이면 모든 것이 선거와 연결되기에 최대한 늦춰서 결정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선거 사무실도 금투협이 아닌 별도의 사무실을 계약했고 회장의 업무와 선거운동 업무도 철저히 구분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