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치형 두나무 의장이 네이버와의 결합으로 새로운 질서를 구축해 글로벌 빅테크에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치형 의장은 27일 네이버 1784에서 열린 네이버-두나무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합병의 의의를 강조했다. 송 의장은 "AI와 블록체인이 결합한 차세대 금융 인프라를 설계하고 지급 및 결제를 넘어 금융 전반 나아가 생활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글로벌 플랫폼 질서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디지털 자산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현실을 언급했다. 송 의장은 "미국 서부에는 멕시코와 남미 출신 근로자 분들이 많다"며 "이들은 미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가족에게 송금해야 하는데 최근 미국에서 멕시코로 향하는 비상업적 송금의 10%를 가상자산 기반 플랫폼이 처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남미는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높기 때문에 달러를 선호한다"며 "기존 은행에서는 이러한 달러로 저축하기가 쉽지가 않다"고 전했다.
디지털 자산의 편의성이 금융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송 의장은 "예를 들면 멕시코 은행에서 달러 계좌를 개설하려면 미국 국경에 20KM 이내 거주해야 하고 그 밖의 지역으로 송금받은 금액은 자국 통화로 강제 환전된다"며 "이런 환경 속에서 디지털 자산 기반 송금은 빠르고 저렴한 대안이 됐고 단순 송금을 넘어 결제 투자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의 중심인 미국에서의 변화에 주목했다. 송 의장은 "미국은 스테이블 코인뿐만 아니라 실물자산토큰화(RWA)에서도 앞서 나가고 있다"며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토큰이나 펀드를 발행하고 있는데 벌써 자산 가치가 3조원에 육박하고 있다"고 했다.
블록체인 기술 활용이 이제는 대세라고 봤다. 송 의장은 "이 상품은 온체인 디파이에서 담보로 활용되어 다시 유동화시킬 수 있다"며 "또한 약 9억명이 사용하는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쇼피파이는 코인베이스와 함께 블록체인 결제 기능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국경을 기술적으로 허물고 글로벌 단일 인프라 위에서 작동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판단했다. 송 의장은 "디지털 자산은 더 이상 대체 투자 수단에만 머물지 않고 이제는 송금과 결제를 넘어 여수신, 투자, 자산 관리, 자본시장 등 금융 시스템 전반을 통합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AI 역시 개냐 고양이냐 단순히 사물을 인지하는 AI를 넘어 콘텐츠를 생성하는 AI 그리고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을 하는 에이전트 AI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송 의장은 "해당 에이전트 AI에서는 사용자를 인증하고 대신 결제하는 기능이 필수적"이라며 "현재 구글과 코인베이스가 이러한 프로토콜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는 낮은 비용, 빠른 정산, 높은 확장성이라는 장점으로 AI와 결합하기에 최적화됐다는 것이다.
AI와 블록체인 기술의 융합은 반드시 가야 할 과정이라고 역설했다. 송 의장은 "유튜브는 AI와 글로벌 콘텐츠의 결합으로 기존 방송 산업의 질서를 완전히 바꿔 콘텐츠 유통의 주도권을 상당 부분 가져갔다"며 "유튜브가 보여주듯 특정 지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이나 서비스가 나왔을 때 그 파급력은 산업을 넘어 문화와 사람들의 행동 양식까지 바꿨다"고 봤다.
송 의장은 "금융 분야를 넘어 검색, 쇼핑, 콘텐츠 등 생활 서비스 전반이 금융과 결합해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 같다"며 "이러한 변화는 기존 시스템과 상호보완적 시너지를 이루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궁극적으로는 경제를 더 건강한 구조로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의 격차를 더 이상 벌리지 않기 위해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송 의장은 "변화는 주로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데 다행히 코인베이스 시가총액은 약 100조원, 서클은 약 25조원 수준"이라며 "해당 시점에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네이버가 각자의 강점을 결합하고 시너지를 낸다면 기술력, 신뢰, 고객 기반 모두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 타이밍을 놓치면 글로벌 경쟁자들의 선전 효과로 따라가기 어려운 환경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무대에서 금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습니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