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에스파의 일본 NHK 연말 프로그램 '홍백가합전' 출연을 반대하는 청원 참여 인원이 12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3일 산케이 신문은 "에스파 출연을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 수가 12만명을 돌파했다"며 현지 반발이 심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NHK 야마나 히로오 전무이사는 전날 참의원 총무위원회에 참석해 오는 31일 열리는 '제76회 NHK 홍백가합전'에 에스파가 출연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야마나 히로오 전무이사는 "홍백가합전 출연 아티스트 중 원자폭탄의 '버섯구름'을 디자인한 것 같은 탁상등을 영어로 '귀엽다'라고 한 멤버가 포함됐다. 출연 정지를 요구하는 서명이 12월 현재 10만명을 넘겼다. NHK는 어떻게 정리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해당 멤버에게 원폭 피해를 경시하는 의도가 없었던 것을 소속사에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의 발단은 에스파 중국인 멤버 닝닝이 2022년 팬 소통 플랫폼에 올린 게시물에서 발생했다. 당시 닝닝이 게재한 조명이 원자폭탄 폭발 직후 생기는 '버섯구름'과 유사하다는 일부 주장이 제기되면서 불편한 기류가 형성됐다.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일 갈등이 깊어지자 논란이 다시 소환된 것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세계 최대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닷오르그에는 '에스파의 NHK 홍백가합전 출연 정지를 요구한다'는 청원 글까지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이날 기점으로 12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NHK 측 설명에도 일본 누리꾼들의 반발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상황이다. 산케이신문은 닝닝이 구매한 것으로 알려진 조명이 한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핵폭발' '원자폭탄' '히로시마' 등 문구와 함께 판매되고 있었다며 "NHK 해명이 충분한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성도일보는 에스파의 홍백가합전 참가 여부를 두고 "이번 사안이 중일 관계 긴장도를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풍향계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