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 린가드가 2년 동안의 K리그 생활을 마친다. 사진은 지난 10일 고별전을 마친 후 팬들과 인사하는 린가드. /사진=뉴시스

제시 린가드가 FC서울에서의 고별전을 마친 후 K리그 심판을 향한 쓴소리를 남겼다.

서울은 지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LCE) 리그페이즈 6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서울은 전반 31분 터진 린가드의 골로 앞섰지만 끝내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린가드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2년 동안의 한국 생활을 마쳤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잉글랜드 국가대표 등에서 활약했던 린가드는 2023년 돌연 K리그행을 택했다. 그는 유럽 스타 선수들이 아시아 리그에서 보여줬던 불성실한 태도, 오만한 모습 대신 성실하고 열정 넘치는 모습으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 팀의 주장을 맡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제시 린가드가 K리그 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사진은 지난 10일 고별전을 마친 후 팬들과 인사를 마친 후 눈물을 쏟는 린가드. /사진=뉴스1

린가드는 경기전 진행된 사전 인터뷰에서 "행복하지 않다고 느꼈다면 언제든지 떠났을 것"이라며 "서울에 있는 동안 모든 순간이 재밌고 행복했다"고 답했다. 경기를 마친 후에는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며 눈물을 쏟았다. 서툰 한국어로 "사랑해요"라고 인사도 남겼다.

고별전을 마친 뒤에는 K리그 심판을 향한 쓴소리도 남겼다. 뉴스1 등에 따르면 린가드는 "심판도 발전이 필요하다. 시즌을 치르면서 한국 심판들이 일부러 분노를 유발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며 "특정 심판이 아니라 대체로 경기 운영이 그렇다"고 강조했다.

최근 수년째 언급된 잔디에 대해서도 "영국이나 유럽은 히팅 시스템이 있어 겨울에도 훈련과 경기에 지장이 없다. 한국은 그렇지 않아 훈련에 지장이 있다"며 "클럽하우스와 훈련 시설도 더 발전돼야 한다. 선수들의 심리적, 정신적 부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린가드를 '피곤한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한국 선수들과 다르다. 린가드는 늘 감독 방에 찾아와 전술이나 경기 준비 과정 등에 대해 상의했다"며 "자신을 선발로 넣지 않으면 따지기도 했다. 어떨 땐 감정을 제어하지 못해 벌금도 냈다"고 회상했다. 이어 "한국 선수들도 린가드가 했던 것처럼 내 방에 찾아와 뛰게 해달라는 자신감을 표출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린가드는 오는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차기 행선지가 밝혀지진 않았으나 잉글랜드행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