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수사팀을 이끌고 있는 백해룡 경정이 마약밀수 연루 의혹 합동수사단의 중간 조사 결과에 반박했다. 사진은 지난 10월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한 백해룡 경장. /사진=뉴스1

서울동부지검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 합동수사단(합수단)에 파견돼 별도 수사팀을 이끄는 백해룡 경정이 최근 합수단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 반박하며 검찰과 대립각을 세웠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백 경정은 이날 수사 기록 일부가 포함된 18쪽 분량의 보도자료를 내고 합수단의 중간수사 결과에 반박했다. 백 경정은 "2023년 대한민국 하늘 국경 공항은 뚫린 것이 아닌 열어줬다는 것"이라며 "마약이 공항을 통해 들어온 2023년 대한민국의 현실은 국경이 뚫리고 안보가 무너지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을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경정은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 재직 당시 인천국제공항으로 필로폰을 대량 밀반입한 마약 조직과 인천세관 공무원들의 유착 의혹을 조사 중 수사 외압을 받았다고 2023년 10월에 폭로했다.

지난 10월15일 합수단에 파견된 백 경정은 별도의 수사팀을 꾸리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주장은 지난 9일 합수본이 발표한 중간 조사 결과에 대한 반박이다.

앞서 합수본은 마약 유통 의혹에 연루된 세관 직원 7명과 외압 의혹 관련자 8명 등 전원을 무혐의 처분했다. 합수본은 "세관 직원들이 마약밀수 범행을 도운 사실이 없다고 판단해 혐의없음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관세청 지휘부가 영등포경찰서 사건에 외압을 행사할 동기나 이유가 없었고 실제 영등포서는 별다른 제약 없이 수사를 진행했다"며 "대통령실의 개입이나 관여 역시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백 경정은 "검찰은 (마약 밀수범들이) 어떻게 공항을 통과했는지 단 한 차례도 묻지 않았다는 점도 본질"이라며 "마약 수사 전문가들인 검찰이 기초 중의 기초인 CCTV 영상조차 확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합수단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 마약이 어떻게 공항을 통과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왜냐하면 검찰이 그 과정을 수사하지 않고 덮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백 경장은 형사사법포털시스템(KICS·킥스) 사용 권한을 부여받았지만 통신수사 체계 이용은 제한했다는 취지의 주장도 이어갔다.

백 경정의 독자적인 언론 대응해 동부지검 측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동부지검은 지난 10일 백해룡 경정의 공보 규칙 위반과 개인정보 보호 침해 등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 달라'라는 취지로 공문을 보냈다.

같은날 임은정 동부지검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느낌과 추측을 사실과 구분해서 말씀해야 한다. 위험하다"고 적었다. 이어 "동부지검에 부임해 관련 기록을 검토하고 많이 당황했다"며 "백 경정의 국회 증언에 따르더라도 세관 연루 의혹의 증거가 마약 밀수범들의 경찰 진술과 현장 검증에서 한 진술이 전부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