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트레저리 사업으로 전환한 코스닥 상장사 파라택시스코리아(옛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매출 부진으로 또다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DB 보안 기업 신시웨이 인수에 나섰지만 무리한 확장이 오히려 경영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파라택시스코리아는 신시웨이 인수를 위해 오는 18일 1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파라택시스코리아는 지난 1일 엑셈 외 3인으로부터 신시웨이 지분 175만9219주(47.2%)를 261억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2회차 전환사채(60억원)와 유상증자(47억원)를 통해 총 368억원을 투입한다.
업계에서는 파라택시스코리아가 신시웨이 인수에 사활을 건 데 대해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2024년 파라택시스코리아의 매출액은 218만원에 불과했다. 기술특례상장 특혜가 끝나는 첫해였다. 올해는 3분기까지 매출액이 900만원에 그쳤다.
코스닥 상장 규정상 연간 매출액이 30억원 미만일 경우 해당 기업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2년 연속 지속될 경우 상장폐지가 될 수 있다.
앞서 파라택시스코리아는 지난 3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비율 문제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2022년 80.4%, 2023년 215.2%, 2024년 72.3%로 기준치인 50%를 3년 연속 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6월 최대주주 변경 후 유상증자로 관리종목 지정 사유는 해결한 상황이다.
이번 위기 역시 신시웨이 인수로 타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시웨이는 매출액 118억원, 영업이익 2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1억원과 영업이익 12억원이 발생한 상황이다.
대주주 변경 후 비트코인 사업마저 손실
대주주 변경과 계열사 인수로 상장폐지 위기는 넘길 수 있겠지만 투자업계에서는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 없이 경영 지속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현 경영진이 추진 중인 비트코인 사업은 단기적으로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파라택시스코리아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13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20년부터 6년째 적자 상태다.
회사는 경영권 인수 후 비트코인 확보에 총 약 300억원을 투입했다. 구체적으로 비트코인 136.4개를 224억원(취득원가)에 매입했으며, 채굴 장비 구입에 42억원을 사용했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인해 막대한 평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1일 기준 보유 비트코인의 평가 금액은 약 177억원(개당 1억3000만원)으로, 약 47억원의 평가손실이 예상된다.
신시웨이 인수에 368억원 투입…적자 구조 속 무리한 인수 우려도
문제는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하는 데 따른 부작용이다. 올해 3분기 기준 파라택시스코리아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7억원에 불과하다. 오는 18일 유상증자로 150억원을 조달하더라도 신시웨이 인수에 필요한 368억원에는 크게 못 미치는 금액이다.결국 추가 투자금을 유치하거나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일각에서는 무리한 인수가 모회사의 경영권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다른 자금 확보 방안은 보유 비트코인을 매각하는 것이지만 최근 가격 하락에 따른 평가 손실을 감안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낮은 기업을 무리하게 인수하는 것은 문어발식 확장"이라고 지적하며 "신시웨이 인수로 매출은 확보할 수 있겠지만 과도한 자금 조달 부담이 오히려 경영을 압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라택시스코리아 관계자는 "신시웨이 투자는 파라택시스코리아 주주들에게 의미 있는 비트코인 기준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파라택시스홀딩스와의 공동 투자는 저희 기관 지원과 일관성을 강화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