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김건희 여사에게 로저비비에 가방을 선물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자택과 국회사무처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17일 특검팀은 이날 오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의원의 주거지에 수사 인력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김 의원의 차 출입 기록 등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관한 압수수색도 진행 중이다.
김 의원 배우자 이모씨는 2023년 전당대회에서 김 의원이 당대표에 당선된 직후 김 여사에게 로저비비에 손가방을 선물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김 여사 등이 당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했으나 그가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 의원을 지지했고, 이씨가 이에 대한 답례로 가방을 건넸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특검팀은 지난 5일 이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가방을 건넨 경위 등을 추궁했다. 조사 결과 이씨는 2023년 3월16일 가방을 구매해 배우자인 김 의원을 통해 김 여사에게 건넸다.
특검팀은 김 여사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로저비비에 가방 2개를 압수했다. 이씨의 이름이 적힌 구매 이력서 등을 토대로 가방 가격을 267만원 상당으로 특정했다. 현장에선 '김기현 의원의 당 대표 당선을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취지의 메모도 발견됐다.
이에 김 의원은 "제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한 것"이라며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저나 저의 아내가 청탁할 내용도, 이유도 없었다. 사인 간의 의례적인 예의 차원의 인사였을 뿐,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도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김 의원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공범으로 피의자 입건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