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 의지와 맞물려 사상 첫 코스피·코스닥 종가가 각각 '5000·1000'포인트를 찍으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한국거래소의 '24시간 거래' 추진에 대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증권업종본부와의 대립은 해결 과제로 남았다.
거래소와 사무금융서비스노조는 대규모 해외 자본 유입 편의성과 변동성 확대 우려 등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28일 거래소에 따르면 정은보 이사장은 단계적으로 '24시간 거래' 체계를 구축해 국내 투자자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자의 원활한 유입을 통해 코스피 활성화에 보탬이 되겠다고 최근 선언했다.
정 이사장의 이 같은 의지는 지난 2일 열린 올해 첫 증시 개장식에서 나왔다. 그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경쟁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해 거래시간을 연장하고 단계적으로 24시간 거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국내 자본시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프리미엄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의 의지는 정부의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 의지와 맞물렸다. 지난 1년 동안 80%가 뛴 코스피지수의 가파른 상승세에 힘을 실어 더 많은 자본을 국내 증시로 끌어들이겠다는 포석이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5000'포인트를 처음으로 넘어서면서 정 이사장의 '24시간 거래' 전략 실행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동시에 사무금융서비스노조의 반대 의견과도 마주했다.
사무금융서비스노조는 최근 서울 여의도 거래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 이사장의 이 같은 전략에 대해 "24시간 주식거래는 금융 선진화의 탈을 쓴 개미지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거래시간 연장안 이면에는 지난해 출범한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오전 8시 개장과 애프터마켓 운영으로 인한 거래소의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려는 방어 목적이 깔려 있음을 모르는 이가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시스템 유지비용 증가와 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에 대한 의견도 있다.
이들은 "거래소는 준비되지 않은, 명분 없는 증권 거래시간 연장안을 당장 폐기하고 실제 금융투자시장이 활성화되고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위한 고민에 나서한"고 목소리를 높였다.
24시간 거래 시스템 구축에 대해 증권업계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업계 실무진과 제대로 된, 충분한 협의과정을 거치지 않은 정 이사장의 독단"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 이사장이 제시한 단계적 거래시간 연장 시점인 6월29일은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기에도 충분치 않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른바 서학개미의 자금을 국내로 유입시키려면 거래시간 연장보다는 국내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하는 방안을 우선 구축하는 것이 선행과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진단도 엇갈린다. 황능택 하나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와 시간대가 정 반대인 나라에서 편한 시간대에 코스피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은 시장에 분명히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24시간 거래 체계를 구축하면 시스템 유지비용이 늘고 해외 투자자의 야간 거래(국내 시간 기준)가 국내 주간 거래 장세에 영향을 끼칠 우려도 있다"며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