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가격 폭등 등 생산비 증가로 낙농가의 목장 경영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경남 하동군 옥종면에 위치한 젖소 농가. /사진=뉴시스
사료가격 폭등 등 생산비 증가로 낙농가의 목장 경영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경남 하동군 옥종면에 위치한 젖소 농가. /사진=뉴시스

사료가격 등 생산비가 급증하면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한 낙농가들의 폐업이 늘어나고 있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사료가격 등 생산비가 급증하면서 낙농가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낙농진흥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낙농가수는 4600호로 전년 대비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 동안 폐업한 낙농가수는 300여호에 달한다. 지난해 젖소사육두수는 39만두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원유(原乳)생산량은 197만7000톤(t)으로 전년 대비 2.8% 줄었다.

사료값 상승 등 생산비 급증으로 인해 소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폐업이 이어지면서 낙농생산 기반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통계청의 '2022년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생산비는 2021년 대비 13.7% 오른 ℓ당 958.71원으로 나타났다. 우유생산비 증가액(116원)의 84%는 사료비(70.1%)와 부산물 수입(13.9%)이 차지했다.


지난해 젖소용 배합사료 평균가격은 ㎏당 645원으로 2021년(525원) 대비 22.9% 상승했다. 반면 젖소 수송아지(1주일령) 산지가격은 16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68.5% 하락다.

생산비 급등 및 산유량 감소에 따라 지난해 젖소 마리당 순수익은 전년 대비 37.2%(90만4000원) 감소한 152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낙농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소규모 농가(50마리 미만)의 경우 지난해 젖소 마리당 순수익은 1000원으로 전년 대비 109만3000원(99.9%) 급감했다.

젖소사육두수 감소에 따른 우유 생산량 감소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젖소관측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젖소사육두수는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38만5000두이며, 1분기 원유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48만3000톤으로 나타났다.

생산비 급등과 낙농가 수익성 악화는 부채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 낙농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낙농가 호당 부채액은 5억1262만원으로 2020년 4억2440만원 대비 2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농가의 49.5%가 4억원 이상 부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농업계에서는 낙농가의 우유생산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원유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우유생산비를 1~2년 단위로 뒤늦게 원유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로 농가가 일정기간 생산비 상승폭을 감내하고 있다. 반면 외국은 낙농가의 생산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원유가격을 신속히 반영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해 원유가격이 55% 올랐으며 EU는 지난해 원유가격이 37%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