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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 자녀 두 명을 둔 회사원 김모씨(45)는 올해 아이들에게 독감백신을 접종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두 아이 모두 독감에 걸리자 휴가를 내 돌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독감 유행 주의보가 1년 내내 유지되고 있어 접종을 서두를 계획이다.
독감 백신 접종 시즌이다. 지난 9월20일부터 국가예방접종사업이 시작됐다. 더불어 독감 백신 판매를 위한 영업·마케팅이 한창이다. 올해는 9개 업체 11개 독감 백신이 격돌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약사 임직원들이 독감 백신을 취급하는 병·의원을 자주 방문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는 하루에 백신 업체 세 곳 이상의 영업사원들이 다녀간다는 얘기가 나온다. 서울 강남구 한 의원에선 국산과 독일산을 내보이며 환자에게 선택권을 내주는 상황을 연출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핸 독감 백신 약 3000만도즈가 공급될 것으로 예측했다. 국가예방접종 사업 1121만도즈와 민간 물량 1879만도즈다. 독감 백신 전쟁의 전초전 격인 국가예방접종지원 사업에서 2년 만에 복귀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242만도즈 규모 조달 계약에 성공하며 가장 많은 물량을 배정 받았다. 이외에 ▲사노피 200만도즈 ▲일양약품 170만도즈 ▲보령바이오파마 160만도즈 ▲한국백신 175만도즈 ▲GC녹십자 174만도즈 등이다.
나머지 물량은 모두 민간 시장에서 팔린다. 독감 백신 판매 실적에 있어 62.6% 이상이 기업의 영업력에 의해 결정된다는 얘기다. 특히 팔리지 않은 독감 백신은 이번 절기에만 사용할 수 있어 제약사마다 필사적으로 영업 전략을 편다. 특히 올해는 국내에서만 9개 업체가 11개의 품목으로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사노피는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지난 23일부터 진행된 사노피의 독감 백신 TV광고 캠페인은 '알면 알수록 박씨그리프테트라'라는 콘셉트다. 사노피 관계자는 "영유아, 임신부, 만성질환자 등 독감 고위험군에게 독감 백신 접종 중요성과 차별화된 강점을 알리고자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JW신약과 영업현장을 누빈다. 양사는 영업·마케팅 경쟁력을 바탕으로 독감 백신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려 한다. JW신약 관계자는 "백신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2021년과 2022년 독감 백신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GC녹십자도 영업력을 강화한다. 국가예방접종 사업 배정 물량이 지난해(496만도즈)와 비교해 3분의 1가량 줄어든 만큼 민간 시장 영업에 주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