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에서 패배했지만 김은중 감독의 리더십은 극찬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전을 지휘하는 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에서 패배했지만 김은중 감독의 리더십은 극찬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전을 지휘하는 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은중 감독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선수 시절 예리한 득점력을 갖춰 '샤프'라 불린 김 감독은 자신의 별명처럼 날카롭고 치밀한 전술로 팀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까지 올려놓았다.

이에 머니S는 오랜 만에 대한민국을 축구 열기로 가득 채우며 국민의 가슴을 뜨겁게 한 김은중 한국 U-20 대표팀 감독을 '이주의 이사람'으로 선정했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전 세계 축구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른바 '스타 선수'로 내세울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지만 '축구 강호'를 잡아내는 이변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4년 전 한국 U-20 대표팀에 스페인에서 뛰는 이강인과 당시 K리그1에서 활약하던 조영욱, 오세훈 등이 포함된 것과 비교하면 선수 이름값이 떨어진다.

하지만 한국은 첫 경기에서 '우승 후보' 프랑스를 2-1로 잡아내며 기적을 알리는 신호탄을 쐈고 마침내 2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아시아 최초로 2연속 결승 진출을 노렸던 한국의 도전은 아쉽게 무산됐지만 선수 발굴과 우수한 성적 등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김은중 한국 U-20 대표팀 감독은 '샤프'라 불리는 별명처럼 날카롭고 치밀한 전술로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사진은 지난 5일 나이지리아를 꺾고 4강에 오른 뒤 선수들을 안아주며 눈물 흘리는 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은중 한국 U-20 대표팀 감독은 '샤프'라 불리는 별명처럼 날카롭고 치밀한 전술로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사진은 지난 5일 나이지리아를 꺾고 4강에 오른 뒤 선수들을 안아주며 눈물 흘리는 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9일 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라플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U-20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1-2로 아쉽게 패했다. 이탈리아를 상대로 경기 막판까지 1-1 팽팽한 승부를 벌였지만 후반 42분 통한의 프리킥골을 내주며 1점 차이로 아쉽게 패배했다.

이탈리아가 이번 대회 득점 1위를 달리는 체사레 카사데이 등 스타 선수를 다수 보유한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준 셈이다. 오히려 이탈리아가 파울을 26개나 범하며 조급한 모습을 보였다.

상대의 거친 파울에 김 감독의 리더십이 더욱 빛났다. 석연찮은 판정에 선수단의 분위기가 가라앉을 법도 했지만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 감독은 파울 상황에도 전술 지시를 하며 선수들을 이끌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선수들을 한명 한명 챙기는 등 따뜻한 모습도 보여줬다.

김은중 한국 U-20 대표팀 감독은 "가진 것을 100% 이상 쏟아내는 헌신에 감사하다"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사진은 9일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라플라 스타디움에서 도열하고 있는 김 감독과 한국 대표팀. /사진=뉴스1
김은중 한국 U-20 대표팀 감독은 "가진 것을 100% 이상 쏟아내는 헌신에 감사하다"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사진은 9일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라플라 스타디움에서 도열하고 있는 김 감독과 한국 대표팀. /사진=뉴스1

김 감독은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격려를 보냈다. 그는 "후반으로 갈수록 우리 선수들의 집중력과 체력이 우위에 있었다"며 "좋은 기회를 만들고 준비한 대로 경기를 잘 이끌어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찬스 때 득점하지 못하면서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며 "모두 헌신했고 자신들이 가진 것을 100% 이상 쏟아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격려했다. 이어 "좋은 경기를 하고 져서 저도 선수들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하지만 결과를 떠나 선수들이 보여준 헌신에 박수를 보낸다"고 칭찬했다.

경기 종료 후 한국 공격수 이영준(김천상무) 등 일부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에 주저앉은 모습이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대표팀과 동거동락한 김 감독 역시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는데 아쉬워서 선수들이 눈물을 보인 것 같다"며 "선수들이 큰 기대를 받지 못하고 대회에 참가해 매우 속상했을 텐데 코치진에게조차 내색하지 않고 하나의 목표만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짧은 준비 기간에 비해 높은 집중력을 대회 내내 유지했다"며 "좋은 경기와 결과를 보였다"고 선수들을 다독였다. 실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우수한 조직력을 보여줬다. 한국이 터트린 9골 중 절반에 가까운 4골을 세트피스로 만들어냈다.

김은중 한국 U-20 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오는 12일 오전 2시30분에 이스라엘과 3·4위전 한판 승부를 벌인다. 사진은 9일 U-20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들. /사진=장동규 기자
김은중 한국 U-20 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오는 12일 오전 2시30분에 이스라엘과 3·4위전 한판 승부를 벌인다. 사진은 9일 U-20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들. /사진=장동규 기자

김은중호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국은 오는 12일 오전 2시30분 이스라엘과 3·4위전 한판 승부를 남겨뒀다. 김 감독은 마지막 경기인 만큼 승리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그는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아주 힘들 것"이라면서도 "3·4위전은 우리의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인 만큼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잘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약 1년 7개월 동안 U-20 선수들과 함께하며 선수 자신도 알지 못했던 잠재력을 이끌어 냈고 모든 선수가 조금씩 발전해 경쟁력이 있는 걸 증명했다"며 "그동안 소속팀에서 기회를 못 받았던 선수들인데 분위기를 타서 더 많은 기회를 잡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