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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와 전남 함평군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문제로 머리를 맞대면서 광주공장과 군공항 이전의 '빅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7일 광주시와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최근 광주 모처에서 강기정 시장과 이상익 함평군수, 금호타이어 사장, 광주시·함평군 관계부서 공무원 등이 만나 차담회를 가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차담회에서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현 상황, 향후 이전 준비 계획 등이 논의됐다.
양 단체장은 광주와 함평 간 중요한 사업인 만큼 앞으로의 과정에 있어서는 상호 협의 속 함께 방향을 설정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 단체장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문제와 관련 만남을 가지면서 일각에서는 광주시와 함평군의 이른바 빅딜 가능성을 제기한다.
광주시가 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부지를 공업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선변경해주는 대신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예정 부지인 함평군에게 군공항 유치 의사를 타진해본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금호타이어는 2019년부터 광주공장을 전라남도 함평 빛그린 산업단지로 옮기기 위해 공장 부지를 미래에셋대우에 매각하기로 하고 이전 사업을 추진해왔다.
특히 지난해 1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이전 부지의 계약 보증금을 납부하면서 이전 사업이 가시화하는 듯했다. 그러나 올해 초 사업 추진 주체인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광주공장 부지의 개발 사업성이 낮다는 판단을 내리고 발을 빼면서 사업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현재 공업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땅을 아파트나 상가 등으로 개발할 수 있는 상업지역으로 변경해 사업성을 높이는 작업이 뒤따라야 하지만 절차상 문제로 막혀 있다. 공장 부지 용도변경 권한이 있는 광주시가 관련법상 '공장 선 이전 후 용도 변경' 입장을 고수하면서다.
이로 인해 매각대금으로 이전 비용을 충당하려던 금호타이어의 계획에도 차질을 빚고, 사업주체 또한 용도변경 전에는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해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올초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부지 인수 및 개발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인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은 사업을 포기하고 컨소시엄을 해체했다.
지난해 12월 본계약 협상이 최종 무산된 이후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은 '공장부지 인수·개발사업의 사업성이 낮다'는 판단 속 컨소시엄 해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컨소시엄 측은 본계약 최종 무산 이후 낮은 사업성 등을 이유로 두 달여 만에 사업을 포기하기로 결정하고 컨소시엄을 해체했다.
이같은 데는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와 무관치 않지만, 결정적인 것은 광주공장의 부지 용도 변경 권한을 쥐고 있는 광주시가 선 이전 후 용도 변경을 고수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함평군은 최근 광주 군공항 유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지역이다. 이번 만남이 단순히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문제만 논의됐겠냐?라는 의혹어린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지난달 8일 광주 군공항 이전 관련 담화문 발표·기자회견을 열어 "광주 군공항 유치 여론조사를 8월경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군수는 "당초 (여론조사를) 행정에서는 6월에 추진하려고 했으나 군공항 유치 반대 주민들이 '농번기가 끝난 8월에 하자'는 제안을 해 와 이를 수용했다"고 했다.
군공항 유치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찬반 의견을 적극 수용하겠다고도 했다.
이 군수는 "주민 찬반 협의하에 여론조사 문구를 만들어 공정하게 조사를 진행하겠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당연히 수용할 것"이라고 했다.
물론 광주시 관계자는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시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결정된 사안은 없다. 현 상황을 공유하는 한편 금호타이어를 주체로 한 상호 협력 속 이전 문제를 논의해 나가자는 정도였다"고만 밝혔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연간 1600만본 이상을 생산하는 국내 타이어 생산거점이지만 1974년에 지어져 설비 노후화로 인한 공장 가동률 저하 등의 문제를 겪자 2019년부터 광주공장을 전라남도 함평 빛그린 산업단지로 옮기기 위해 공장 부지를 미래에셋대우에 매각하기로 하고 이전 사업을 추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