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금녀(禁女)의 벽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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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 '금녀(禁女)의 벽'이 무너지고 있다. 114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은행장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금융권의 임원과 최고경영자(CEO)는 대부분 남성의 영역이었다. 보수적 성향이 강한 은행권에서 '여성'들은 임원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이슈가 될 정도였다. 실력과 학벌이 아무리 좋아도 여성들은 좀처럼 승진의 기회를 잡을 수 없는 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성의 약진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기업은행을 시작으로 여성 파워가 전 금융권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금녀(禁女)의 벽 무너지나

◆은행권 여성, 유리천장 깼다

지난 12월23일. 기업은행의 '깜짝 인사'가 단행됐다. 권선주 부행장이 기업은행장 내정자로 임명된 것.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융위원회가 기업은행장 후보를 추천하고 최종 선택은 대통령이 결정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권 행장의 선임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심사숙고 끝에 결정한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권선주 신임 행장은 최초의 여성 은행장으로서 리스크 관리를 통한 은행의 건전성을 높이면서 창조금융을 통한 실물경제의 활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제청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권 신임행장의 선임으로 기업은행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여성의 임원 발탁 여부다. 권 행장은 "주요 업무나 주요 포스트에 여성들을 포진해서 여성들이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많이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성 임원 발탁 바람 본격화


기업은행에서 시장된 여풍(女風)이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연말 인사에서 여성 임원이 탄생한 곳은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외환은행, 농협은행 등이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에서 총 4명 여성 임원을 배출했다. 김덕자 하나은행 남부영업본부장과 천경미 하나은행 대전중앙영업본부장이 전무로 승진했으며 정현주 하나은행 서청담지점장도 남부영업본부장으로 발탁됐다.

 
외환은행의 최동숙 서초영업본부장은 영업지원본부(전무)로 승진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도 자회사인 신한은행 임원 인사를 통해 신순철 경기중부본부장을 부행장보로 발탁했다. 농협은행은 문갑석 신임 수탁업무부장을 선임, 본부 부서장 중 첫 여성 부장을 탄생시켰다.

 
KB국민은행도 박정림 WM사업본부장(전무)을 선임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 김옥정 전 강남2영업본부장을 WM사업단 상무로, 정영자 전 서교중앙지점장을 강남2영업본부장으로 승진 발탁한 바 있다.
 
 
금융권 금녀(禁女)의 벽 무너지나

 
◆여성 임원발탁보다는 실무기회 제공이 우선

이처럼 금융권이 여성파워 시대를 맞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만큼 정권 예우 차원에서 여성 임원 발탁 시도가 계속되겠지만,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여성임원이 정착되기는 힘들다는 것. 일종의 정권에 따른 이벤트라는 시각이다. 이는 은행의 꽃이라고 불리는 영업점에서 여성 파워가 제대로 힘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우 500명이 넘는 지점장 가운데 여성은 50명이 채 안된다. 이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비슷하다.

은행의 경우 일반적으로 지점장을 거쳐 임원으로 승진하는 것이 관례다. 물론 일부 은행에서는 지점장을 거치지 않고 임원으로 발탁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흔치는 않다. 따라서 금융권에 여성임원이 안착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A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생명은 영업"이라며 "영업에서 인정을 받고 임원으로 오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런데 정권에 따라 보여주기식 발탁인사를 내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반짝 효과가 있을 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 많은 사업자(고객)가 현장에서 여성보다는 남성 지점장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은행에서 여성 지점장이 소수인 이유가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금융권 여성임원은 몇명?

금융권에서 임원급 여성은 소수에 불과하다. 은행과 보험, 카드사 등 전체 직원 21만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고작 20여명 안팎이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서는 서영경 부총재와 오순명 소비자보호처장이 유일한 여성 임원이다.

은행권도 마찬가지다. 올해 인사에서 소수의 여성 부행장이 발탁됐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시중은행 가운데 여성부행장은 외국계은행을 제외하곤 배출되지 않았다. 그나마 소수의 여성임원들이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남성 파워에 대체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별로 보면 직원수가 2만2000명에 달하는 국민은행의 여성 임원은 박정림 전무가 유일했다. 우리은행에서도 김옥정 WM사업단 상무가, 우리금융지주에는 이남희 상무가 유일한 여성임원이었다.

그나마 여성임원에 긍정적인 곳은 외국계은행인 씨티은행이다. 씨티은행은 김정원 한국씨티은행 재무기획그룹 부행장 및 한국씨티금융지주 부사장과 김명옥 업무지원본부 부행장, 유명순 기업금융상품본부 부행장 등 3명의 부행장이 활동하고 있다.

보험사와 카드사 등 제2금융권도 비슷하다.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사장 외엔 여성 CEO를 찾기 힘들다. 삼성생명의 남대희·쟈넷 최 상무, 교보생명의 황미영·허금주 상무, 황인정 한화생명 상무가 전부다. 카드사에는 여성 CEO를 찾아볼 수 없다. 삼성카드의 이인재 전무와 이은정 박주혜 상무, 이미영 현대카드 이사, 전경혜 비씨카드 전무 등이 눈에 띄는 정도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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