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보다 충치에 더 관심이 많다면?

대중이 무관심할 때 비중 늘리고 낙관론 팽배할 때 줄여라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2008년 말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필두로 남유럽 재정위기, 미국 신용등급 강등 등 100년에 한번 일어날 만한 엄청난 규모의 악재들이 1~2년 주기로 연이어 터지면서 지친 투자자들은 하나 둘씩 시장을 떠나고 있다.

올 3월27일 기준 우리나라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74조7000억원으로 1년전 83조7000억원에 비해 9조원이 줄어들었고 3년전 93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19조원이 넘는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식형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어느 정도인지 수치가 증명해준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악재를 감수하며 투자했음에도 상당수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3년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으니 실망한 투자자들이 주식형펀드를 환매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우리나라 경제에 영향력이 큰 중국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당분간 국내 기업들의 실적 또한 제자리걸음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역시 가뜩이나 힘이 떨어진 증시를 더욱 맥 빠지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투자자 사이에서 증시 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팽배한 상황이지만 미국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의 '칵테일파티 이론'에 대입해보면 오히려 지금은 주식형펀드의 투자비중을 높여야 할 시기로 판단된다.

◆피터 린치의 '칵테일파티 이론'

피터 린치는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처럼 이름 앞에 '전설적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몇 안되는 월가(Wall Street)의 유명한 투자자 중 한사람이다. 그는 언제 주식투자 비중을 높이고 언제 줄여야 할지를 논하면서 '칵테일파티 이론'이라는 유명한 일화를 언급했다.

피터 린치는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직업을 소개한 이후 나타나는 반응이 증시의 침체나 과열국면에 따라 4가지 정도로 나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반응을 보며 증시의 과열과 바닥시기를 가늠하는 데 참고했다고 밝혔다.

1단계는 피터 린치가 펀드를 운용하며 먹고산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사라지는 단계다. 대부분 사람들은 치과의사 주변에 모여들어 충치 이야기를 한다. 이 시기 주가는 바닥을 헤매고 있으며 사람들은 주가가 다시 오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2단계는 그의 직업을 소개받으면 조금 관심을 보이며 머물러 있다가 치과의사에게 몰려가는 단계로 여전히 대부분 사람들은 주식보다는 충치에 더 관심이 쏠려있다. 이때는 주가가 바닥에서 10~15%가량 상승한 상태다.

3단계는 주가가 바닥에서 30%가량 오른 시점으로 피터 린치가 파티장에 나타나면 주식시장에 열광하는 몇몇 투자자들이 그의 옆에 모여들어 어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유망한지 묻고 자문을 구하기 시작한다.

마지막 4단계는 피터 린치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을 넘어 주변 사람들이 그에게 유망한 기업 주식을 추천하기 시작한다. 그는 4단계 신호가 주식시장이 고점에 임박해 조만간 흔들리기 시작할 것임을 알려주는 전조라고 판단한다.

13년간 연평균 30%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월 스트리트 최고 펀드매니저로 이름을 날린 피터 린치의 '칵테일파티 이론'의 핵심은 무엇일까. 대부분 사람들이 주식시장에 관심이 없을 때 역설적으로 투자비중을 높이고 시장에 낙관론이 팽배해 대중이 열광하기 시작할 때 주식비중을 줄이는 역발상 투자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주식보다 충치에 더 관심이 많다면?

◆우리나라 증시는 '1단계'

'칵테일파티 이론'에 대입하면 우리나라 증시는 현재 몇단계 정도일까. 필자가 보기엔 1단계에 머물러 있고 아무리 높게 잡아도 2단계 초반을 넘지 않은 수준이다. 증시를 둘러싼 여러 정황들이 필자의 생각을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 흥미를 잃은 투자자들은 펀드를 환매해 시장을 떠나고 있다. 정부가 근로자들의 자산형성을 돕기 위해 소득공제 장기펀드 판매를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심드렁하기만 하다. 분명 증시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는 '칵테일파티 이론'의 3·4단계에서 관찰되는 흥분, 열광과는 거리가 멀다.

객관적인 시장지표도 필자의 국면 판단을 뒷받침해준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주가의 고·저평가를 측정하는 PBR지표는 1배를 겨우 넘는 수준으로 증시가 기업들의 순자산 가치만을 겨우 반영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익 가치로 측정하는 PER 지표 역시 9배 정도로 과거보다 낮아진 금리상황을 감안했을 때 열광할 만큼 과열이나 거품 발생의 징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피터 린치가 주식투자 강의를 위해 방한한다는 뉴스보다 '임플란트보험' 광고가 더 대중의 눈에 띄는 시기를 우리는 보내고 있는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주식형펀드 투자 비중 높여야

증시의 부진으로 인해 유명 펀드매니저와의 대화가 치과의사와의 충치 상담만도 못한 투자의 빙하기에 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 같은 시장분위기는 역설적으로 우리나라 증시에 대해 투자비중을 높여야 하는 때임을 시사한다.

현재 우리나라 증시는 PBR 1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투자심리 관점에서 역발상 투자전략은 상당히 성공확률이 높을 것으로 필자는 판단한다.

기회가 된다면 재미삼아 주변 지인들과 주식형펀드에 대한 전망을 화제로 이야기해보라. 그들의 반응을 근거로 피터 린치가 이야기한 '칵테일파티 이론'의 몇단계에 현재 증시가 위치하는지 추론해보고, 4∼5년 후 그 결과가 어땠는지 확인하는 것도 향후 나름대로의 투자전략을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 0%
  • 0%
  • 코스피 : 2504.19하락 3.9409:55 09/25
  • 코스닥 : 850.59하락 6.7609:55 09/25
  • 원달러 : 1332.00하락 4.809:55 09/25
  • 두바이유 : 94.27상승 1.0409:55 09/25
  • 금 : 1945.60상승 609:55 09/25
  • [머니S포토] 생두·원두·스몰로스터 등 커피재료 없는거 빼고 다 있다
  • [머니S포토] 수출상담 받는 참석자들
  • [머니S포토] 금감원 이복현, 추석 앞두고 금융권 인사들과 전통시장 방문
  • [머니S포토] 서울시  '초고층 건축물' 재난 가정, 민관 합동 훈련 실시
  • [머니S포토] 생두·원두·스몰로스터 등 커피재료 없는거 빼고 다 있다

칼럼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