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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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1일 자정을 기해 5G(5세대 이동통신)시대가 열렸다. 이동통신업계가 주목한 5G 송출개시는 11월 말 KT 아현지사 통신구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예상보다 큰 이목을 끌지 못한 채 흘러갔다.
문제는 여전히 5G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크지 않다는데 있다. 지난달 LG유플러스가 발표한 5G 인식조사에 따르면 국민 3700명 가운데 76%가 5G의 장점을 제대로 모른다고 답했다. 주변의 반응을 살핀 후 5G 서비스 이용을 결정하겠다는 응답도 절반에 가까운 49%에 달했다.

이 결과는 지난해 4월 실시한 5G 소비자 인식 조사와 큰 차이가 없다. 당시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휴대전화 이용자 36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 86%가 5G에 대해 잘 모르거나 처음 들어본다고 답한 바 있다.


◆쓸데 없고 쓰지 못하는 5G

이통3사가 5G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지만 B2C사업모델이 전무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5G 단말기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 통신사가 기업에 제공하는 5G 서비스는 이동형 공유기를 통한 5G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시민들이 사용할 수 없다. 물론 그 자체를 5G라고 보기도 어렵다.

소비자들이 손에 쥘 수 있는 5G는 3개월 후에나 나올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 화웨이, LG전자, 샤오미 등이 5G 스마트폰 개발경쟁을 벌이고 있다.

단말기가 시장에 나와도 이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전무하다. 5G의 장점인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의 특징을 제대로 살릴만한 콘텐츠가 없으면 단말기를 손에 넣어도 무용지물에 가깝다. 이는 경우에 따라 5G의 시장규모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3월로 예정된 5G 단말기에 휴대폰 제조업체가 사활을 걸었다”면서도 “다만 이 단말기로 누릴 수 있는 장점이 현재는 전무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현재 서비스 중인 LTE도 충분히 빠른데 굳이 5G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게 소비자들의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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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소비자 신뢰회복 관건

지난 11월24일 발생한 KT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도 5G 서비스에 찬물을 끼얹었다. 5G 개시 일주일을 앞두고 발생한 화재에 서울 5개구, 경기 고양시 일대가 마비됐다. 이통3사는 당초 예정됐던 기자간담회와 5G 서비스 소개행사를 취소했다.
11일가량 복구작업에 매진한 결과 현재 대부분의 통신서비스가 제 모습을 찾았지만 통신사의 망 관리 능력에 소비자의 신뢰는 산산조각 났다. 초연결을 지향하는 5G 시대를 앞둔 마당에 통신사의 망 관리 능력에 우려를 표하는 반응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5G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발생한 화재로 이통사는 소비자의 신뢰를 잃었다”며 “현재의 5G는 소비자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인데 3월 5G 단말기 출시 전까지 이를 얼마나 만회하는 지가 5G시장에서 이통사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