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에 대출 금리 안내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사진=뉴스1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에 대출 금리 안내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사진=뉴스1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크레디트스위스(CS)까지 위기에 놓이면서 채권금리가 떨어지고 있다. 심지어 국채금리는 기준금리 3.50%를 밑돌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통화당국의 긴축 강도가 누그러질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되 결과다. 다만 변동성이 커지면서 채권금리 하락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1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시중 금리의 지표가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0일 기준 3.235%로 한은의 기준금리 3.50%를 밑돌았다.

국고채 3년물 이외에도 1년물은 3.281%, 2년물은 3.310%, 5년물은 3.229%, 10년물은 3.290%, 20년물은 3.307%, 30년물은 3.295%, 50년물은 3.275% 등으로 모든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1월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역전 현상'이 단기간 안에 재발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지만 2개월여만에 다시 역전 된 것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3.50%로 0.25%포인트 올렸던 1월13일 이후 국고채 금리와 기준금리 간 역전 현상이 시작돼 21영업일간 이어진 바 있다. 당시 국고채 3년물 금리와 기준금리간 최대 역전폭은 2월3일 기준 0.39%포인트에 달했다.

이번 금리 역전은 SVB 파산을 계기로 연준이 금리 인상을 보류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촉발됐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SVB 파산 소식이 전해진 지난 13일 이후 6거래일 연속 기준금리를 하회하고 있다. 국고채 1년물 금리도 지난 14일부터 기준금리 밑을 하회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은행채 금리를 준거금리로 삼는 대출금리도 하락하고 있다. 은행채 금리는 국채 금리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기준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3.9%로 지난 10일(4.292%)에 비해 열흘만에 0.392%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85~5.93%로 금리 상단이 5%대로 낮아졌다.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해당 금리는 4.49~6.39%에 그쳤지만 열흘만에 금리 상하단이 대폭 떨어진 것이다. 열흘 차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사람의 희비가 엇갈렸다.

예금금리도 떨어지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1년 만기 주요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 21일 기준 연 3.45~3.55%로 지난 14일(연 3.74~3.80%)과 비교해 금리 상단은 0.25%포인트, 하단은 0.29%포인트 하락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 하락에 더해 예금금리 하락으로 코픽스 역시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시차를 두고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