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사장이다"… 벼랑 끝의 자영업자

[머니S 리포트-'빚폭탄 예고' 소상공인 대출 비상②] 대출이자에 등골 휘는 소상공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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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2020년 4월부터 시행된 정부의 소상공인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올 9월 종료를 앞두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그 동안 경기 둔화로 인한 매출 감소와 올해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에 이은 원리금 상환 부담까지 한꺼번에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빚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연착륙을 돕기 위해 은행들은 이들에게 생활안정 긴급대출을 내주고 금리를 감면하는 등 상생금융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소상공인들의 재기를 돕는 새출발기금을 운영하고 있지만 조건이 까다로워 혜택을 받는 소상공인은 소수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상공인의 잠재 부실 대출이 한번에 터지지 않으려면 여러 출구전략을 만들고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사 게재 순서
① 빚으로 연명한 사장님들… 부실 폭탄 '째깍째깍'
② "아프니까 사장이다"… 벼랑 끝의 자영업자
③ "힘들 때 우산 씌워준다"… 소상공인 금융지원 늘리는 은행권
④ 윤석열 '1호 공약' 소상공인 살리기 금융정책 뭐 있나


17일 오후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에 중고 주방물품들이 쌓여있다. /사진=뉴스1
#. 2018년부터 경기도 용인시의 대학 상권에서 PC방과 카페를 운영해오던 서모(39)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시작된 2020년 카페를 폐업한 데 이어 최근 PC방도 문을 닫았다. 캐피탈 대출을 통해 운영 자금을 조달해왔지만 이자 연체로 가산 이자가 붙는 등 부담이 가중된 탓이다. 서씨는 "월 1000만원의 매출은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부터 월 400만원대로 쪼그라들었다"며 "임대료를 포함한 고정 비용이 월 600만원으로 매출을 초과해 결국 폐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캐피탈사의 연 이자율이 13%로 매우 높아 제때 갚지 못하면서 상환 부담이 가중됐다"며 "소상공인 채무를 조정해 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데 신청자가 많고 조건이 까다롭다 보니 (채무조정을) 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 경기도 수원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는 박모(40)씨는 '빚 돌려막기'를 통해 간신히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2%대의 금리를 적용받는 소상공인대출은 물론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마이너스 통장 등 다중채무를 지고 있는 것이다. 박씨는 "소상공인대출을 받으면 폐업하고 싶어도 해당 대출금을 상환해야만 가능해서 어쩔 수 없이 사업을 이어간다"며 "학자금대출 상환 유예 방식처럼 대출 유예기간을 선택해 갚아나갈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푸념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2곳의 편의점을 운영하던 김모(50)씨는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매장 1곳의 문을 닫았다. 김씨는 "매달 인건비 등 고정비가 나가는 상황에서 매출은 줄고 대출 부담은 나날이 커지면서 폐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대출 1000조원…'빚 돌려막기' 위기


인건비와 월세, 대출 이자 등 각종 비용 부담에 소상공인들의 한숨이 깊어진다.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으로 사실상 일상으로의 복귀가 진행되고 있지만 소상공인들은 여전히 코로나19 후유증에 시달린다.

코로나19 이전 684조원이던 자영업자 대출은 해마다 100조원 이상 늘었고 지난해 말 1000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전보다 무려 49%나 증가한 셈이다.


소상공인들이 고충을 토로하는 이유는 금리인상으로 대출금 상환 부담이 커져서다. 한국은행은 2021년 8월부터 2023년 1월까지 1년 반 동안 총 10여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0%에서 3.50%로 3.00%포인트 인상했다.



소상공인 대출 이자 상환에 등골 휜다


지난 3월 소상공인연합회가 1430명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상공인 금융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대출 등 금융비용에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이 52.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임대료(16.7%) 원자재비(12.6%) 인건비(11.5%) 세금(3.6%) 기타(2.1%) 설비(1.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출 현황 관련 애로사항으론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 39.8% ▲'대출 한도 제한에 따른 추가 대출 불가' 36.2% ▲'복잡한 대출 절차 및 구비서류' 11.2% 등으로 파악됐다. 현재 대출 잔액(부채액) 유무에 대해선 97.4%가 '그렇다'고 응답했고 대출 유경험자의 63.4%가 1년 전과 비교해 대출 잔액(부채액)이 '늘었다'고 했다. 제1금융권에 보유한 대출 잔액의 최고 금리는 '5%대'가 20.8%로 가장 높게 조사됐고 ▲6%대 18.6% ▲4%대 12.3% 등이었다. 제2금융권에 보유한 대출 잔액의 최고 금리를 묻는 물음엔 ▲10% 미만 52.7% ▲15% 이상 27.3% ▲10% 이상~15% 미만 19.9% 등으로 조사됐다.

관련 단체들은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상백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장. /사진=장동규 기자
이상백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장은 "소상공인들이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금리 부담을 낮춰주고 대출 거치 기간(이자만 납부하는 기간)을 늘려주는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출 만기연장이나 저금리 대환(갈아타기) 대출 프로그램 등 문턱을 낮춘 소상공인 맞춤형 대책 마련이 절실한 때라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소상공인에 대한 금리 부담 완화는 정부의 지원과 더불어 은행 등 금융기관의 자발적인 금리 인하 등 사회적 책임도 동반돼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가장 필요로 하는 소상공인 금융지원 정책으론 응답자의 47.8%가 '소상공인 대상 정책자금 대출 시행'이라고 했다. 이어 15.2%는 '대환대출 대상을 사업운용자금 입증시 개인대출로 무제한 확대'를, 14.4%는 '기대출 상환유예 및 만기연장'이라고 각각 답변했다.

정부도 소상공인의 대출 부담이 심각해지자 대응에 나섰지만 올 하반기 빚 폭탄이 예고되면서 추가 지원 등 선제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시행된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 상환 유예가 9월 종료되는데 대출 규모가 워낙 큰 데다 빚 갚을 능력이 취약한 상태여서 추가 연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대규모 연체가 현실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이후 방역조치로 소상공인·중소기업의 피해가 커지자 수차례 대출 원금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을 유예했다. 지난해 9월엔 대출 만기를 최장 3년간 연장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자 상환 유예는 최장 1년간 다시 미뤘다. 오는 9월이면 이자 상환 유예 대상자들에 대한 금융지원이 종료된다.

이 회장은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3고 현상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맞춤형 정책으로 지원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며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재정지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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