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없었다면…" 韓 배터리 강국 만든 삼성·SK·LG 오너 경영인

[머니S리포트-글로벌 넘버원 정조준하는 K-배터리] ① 산업 기반 없던 한국서 굴지의 배터리 기업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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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삼성·SK·LG 오너 경영인들의 대(代)를 잇는 뚝심 경영이 한국을 배터리 강국으로 도약시켰다. 산업 기반이 없던 한국이지만 현재는 글로벌 1위 자리를 두고 중국과 경쟁 중이다. 국내 업체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중국 업체들을 따돌리겠다는 계획이고 중국 업체들은 저가 전략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친환경 바람을 타고 배터리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지금, 국내 배터리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봤다.
삼성·SK·LG 오너 경영인들이 대(代)를 이어 배터리 사업을 펼쳤다. 사진은 2010년 11월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왼쪽)과 이재용 회장. /사진=머니투데이 DB
▶기사 게재 순서
①"그들이 없었다면…" 韓 배터리 강국 만든 삼성·SK·LG 오너 경영인
②격화하는 한·중 배터리 전쟁… K-배터리의 현주소는
③中 덤핑 공세, K-배터리 위기


한국이 배터리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주요 그룹 오너 경영인의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과 우직하게 사업을 지원한 뚝심이 자리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전환을 예상한 삼성·SK·LG 오너 경영인들은 국제통화기금(IFM) 외환위기와 사업 부진으로 인한 적자 등의 난관에도 대(代)를 이어 배터리 사업 투자를 지속해 성과를 냈다.


이건희에서 이재용으로… 대(代) 이어 성과 낸 삼성 배터리 사업


삼성그룹에서 배터리 사업을 처음 주도한 인물은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다. 기술 고도화로 전자제품이 늘어나고 배터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판단, 디스플레이를 주로 생산하던 삼성SDI에 배터리 사업 진출을 주문했다. 삼성SDI는 모니터 사업을 삼성전자로 이관하고 삼성전자 등에서 연구하던 배터리 사업을 인수하며 1994년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고 이건희 회장도 생전 전자제품에 있어 배터리는 심장과 같다고 말하며 배터리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삼성SDI의 배터리 사업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기존 디스플레이 사업과 배터리 사업의 연관성이 높지 않았던 탓이다. 1997년 배터리 개발을 본격화했지만 그해 말 IMF 외환위기가 닥쳤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 다른 기업들이 비용 절감에 주력할 때 이건희 회장은 선제 투자를 지시했다. 삼성SDI는 이건희 회장 지시 아래 1999년 천안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열며 생산설비 확충에 나섰고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했다.

이건희 회장의 선제 투자는 2000년대부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삼성SDI는 2000년대 초 세계에서 가장 얇은 각형 배터리(2.8㎜)와 최고 용량의 원통형 배터리(2200밀리암페어시·mAh)를 개발했다. 2003년 증설을 통해 세계 3위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뒤 2005년 배터리 사업에서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2008년 자동차 부품업체 독일 보쉬와 합작사를 설립,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고 이듬해 BMW의 전기차용 배터리 단독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2010년에는 소형 이차전지 사업 부문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이건희 회장 건강 악화로 사실상 2014년부터 삼성을 이끌어 온 이재용 회장도 삼성SDI 경쟁력을 높였다. 올리버 집세 BMW 회장 등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 삼성SDI가 글로벌 완성차업체로부터 수주를 따낼 수 있도록 지원했다. 2017년 헝가리 공장 준공으로 유럽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했고 최근에는 북미에 생산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SDI는 2022년 3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매출 5조원을 넘기는 등 삼성 핵심 회사로 발돋움했다.


최종현·구본무가 기반 닦고 최태원·구광모가 성과 창출


1991년 울산공장을 방문한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가운데). /사진=SK 제공
SK그룹의 배터리 사업은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비전 제시에서 비롯됐다. 그는 1982년 유공 간담회에서 정유 사업 비중을 낮추고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전 실현을 위해 SK이노베이션은 1983년 기술지원연구소를 출범하고 1991년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시작했다. 전기로 움직이는 자동차는 책 속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했던 1993년 한 번 충전으로 12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배터리 개발에 성공하며 이차전지 사업 기반을 닦았다.

최종현 회장이 SK그룹의 배터리 사업 기초를 다졌다면 최태원 회장(1998년 취임)은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다. SK그룹은 2005년 이차전지 사업 진출을 발표하고 2009년 독일 다임러그룹과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다. 글로벌 첫 수주였다. 이후 현대자동차 등에 배터리를 납품하며 영향력을 키우다가 2021년 배터리 전문회사 SK온을 출범시켰다. SK온은 수율(양품 비율) 문제로 적자를 기록해 왔으나 올해는 수율 개선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 덕분에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다.
2011년 2월 오창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점검하는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오른쪽). /사진=LG 제공
LG그룹의 배터리 사업은 고 구본무 선대회장이 주도했다. 그는 1992년 영국 출장길에서 이차전지를 접하고 미래 산업엔 배터리가 필수라고 판단, 귀국 후 관련 연구를 지시했다. LG그룹은 1995년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을 시작해 1999년 국내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이후 배터리 사업 적자가 이어지며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구본무 회장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독려했다.


LG그룹 배터리 사업은 구광모 회장(2018년 취임) 시기에 꽃을 피웠다. LG화학에서 분할돼 2020년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중국 CATL과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핵심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2022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후 코스피 시가총액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2분기에는 매출 8조7735억원을 기록, 분기 기준 최고 매출이자 6개 분기 연속 매출 상승에 성공했다.

재계 관계자는 "배터리 산업 기반이 없던 한국에서 주요 업체들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오너 경영인들의 결단 덕분"이라며 "기술개발의 어려움과 적자 지속으로 인한 우려를 이겨내고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호평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동욱
김동욱 [email protected]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 1부 재계팀 김동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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